15년 차 교도관 이야기를 마치며.

나는 15년 차 교도관이다. 50

by 효라빠

나는 15년 차 교도관이다.


드디어 50회를 목표로 했던 나만의 교도소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처음부터 교도소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첫 편에 썼던 '레모나와 살인자' 이야기가 떠오른다.

야근을 한 후 피곤한 몸으로 근무 교대 전 마지막 일인 정신과 약 투약 확인을 하면서 살인자에게 아무 생각 없이 건네받았던 레모나가 나에게 '쿵하고 울리는' 무언가를 주었다.

그 느낌을 그대로 썼던 게 교도소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그 글을 브런치에 올리고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글을 읽은 사람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웠다.

'교도소에서 살인자 그리고 레모나......' 교도소에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교도소 이야기를 더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인스타그램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인 교도관의 이미지를 알리고, 내가 15년 동안 일했던 내 나름의 발자취를 기록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이유로 하나하나 교도소 이야기를 써서 브런치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글 쓰는 기준을 만들었다.

첫째 지루하지 않을 것.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요즘 같이 유튜브와 틱톡 등 영상위주의 세대에게 글 읽는 자체가 재미없는 일이니까 최대한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게 쓰자.

둘째 이야기의 소재가 다양할 것. 교도소에는 수시로 폭행, 싸움 사건이 생기고 자살사고도 생기지만 같은 소재의 이야기는 '역시 교도소 이야기가 다 그렇지 하는' 생각으로 흥미를 떨어트릴 수 있어서 같은 이야기는 쓰지 말자.

셋째 내가 직접 경험한 사실로만 쓸 것. 아무리 특이한 사건이라도 내가 격은 이야기만 써서 나만의 이야기로 나만의 글을 만들자, 이건 15년 동안 근무한 나의 일기와도 같은 이야기이니까.

넷째 브런치 글 올리는 기간이 늦어도 1주일을 넘기지 말자. 누가 관리해주는 게 아니다 보니까 나태해질 수 있고 내 브런치를 보는 사람들에게 이 작가는 꾸준히 글을 올리는구나 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다섯째 50회까지는 쓸 것. 목표를 정해야 긴장이 풀리지 않고 끝가지 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거 같았다.


지금 글을 마무리하면서 생각해 보면 내가 정한 기준에 거의 대부분 맞췄던 거 같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나에게 고생했다고 격려해주고 싶다.


교도소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나름 힘들었던 부분도 많았다.

교도관으로 나만의 이야기지만 사적 부분이 아니고 공적인 일이라 어느 정도까지 일반인들에게 공개를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이 되었다. 자칫 잘못하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수용자들과의 관계가 역여 있다 보니 그들의 명예를 훼손을 할 수 있어서 그 부분도 글을 쓰며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유로는 현재 태백산맥 필사를 하고 있는 도중에 글을 쓰는 지라 시간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까지 할애하며 글을 써야 하는지도 쉽지 않았다. 글을 쓰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다 보면 매일 할당량을 정해 놓고 하는 필사를 못하게 되어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50회의 이야기를 쓰면서 힘들었지만 재밌고 뿌듯할 때가 많았다.

브런치나 인스타에 올린 글들을 읽고 교도소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다는 댓글과 교도관님 들이 매우 고생을 하신다는 격려의 글들을 볼 때마다 많이 힘이 났고 교도관 이야기를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인기 글이 되어 다음과 브런치에 노출이 되어 조회수가 몇 만이 나올 때면 내가 정말 글을 재밌게 잘 쓰나 하는 자뻑(?)에 빠지기도 했다.

부족한 글이지만 댓글로 응원해주고 팬이라고 해주시는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글을 다 끝냈다는 게 홀가분하고 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아쉽다는 말은 쓸 소재가 좀 더 남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끝내지만 수필이 아닌 다른 스타일로 교도소 이야기를 써보는 것도 고민해 봐야겠다.

브런치 글을 쓰면서도 교도소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서 일부러 다른 글들은 자제해왔었다. 이제는 남들처럼 아무 글이나 막 써보고 싶다. 그리고 필사에 좀 더 좀 더 집중해서 올해 안에 끝내기로 했던 태백산맥 10권 필사를 꼭 마무리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글이지만 꾸준히 읽어 주고 댓글도 달아주신 브런치 구독자 분들과 인스타 팔로워 분들께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 분 한 분 차라도 한잔씩 대접해 드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함이 안타깝다.


"대신 정말 감사한 마음을 글로써 전합니다.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격려가 있어서 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교도관분들이 더욱더 열심히 근무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제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신 모든 분들의 가정에 행복과 사랑이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나는 15년 차 교도관이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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