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 선수 또 다른 그녀......(4)

효라빠 장편 소설 27회

by 효라빠

오후 4시 30분이 지난 해피 저축은행의 고객창구는 한산했다. 고객창구는 한산했지만 사무실의 직원들은 각자 자기 마감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막바지 늦더위에 땀을 흘리며 수금 코스를 돌고 들어온 선수도 자기 책상 앞에 앉아 열심히 돈을 세며 마감을 하고 있었다.

선수의 입에서는 계속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울려 퍼졌다. 옆자리의 이성재 대리가 흥에 겨워 일하는 선수가 신기했는지 말을 걸어왔다.

"선수 씨~ 무슨 좋은 일 있어? 들어오면서부터 뭐가 그리 좋은지 계속 흥얼흥얼 이네? 로또라도 된 거야?"

"로또요? 아뇨! 아뇨! 하하하"

"그런데 얼굴 표정이 아주 좋아 보이는데?"

"네? 표정이요? 킥킥. 그냥 일을 끝내서 그런가 봅니다. "

"그게 아닌 거 같은데? 뭔가 수상해..."

"낮에 거래처 다니면서 몇 명을 조합원으로 가입시켰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기분이 좋네요. 하하하"

"그게 그렇게 기분이 좋나? 난 무슨 대박 난 줄 알았네."

리에의 연락처를 핸드폰에 저장한 선수의 기분을 모르는 이성재가 궁금하다는 듯 말을 걸었다. 선수는 이성재 대리에게 리에의 연락처를 땄다는 말을 자랑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미친 듯이 입을 나불거리며 자랑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이른 거 같아 참고 참았다.

사무실의 일과를 마감하고 모든 직원들이 슬슬 퇴근 준비를 했다. 후문으로 직원들이 빠져나가고 선수가 철문을 내리고 세콤 보안키로 잠금 버튼을 누르자 하루의 모든 일과가 끝이 났다.

직원들은 고생했다는 인사를 하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선수는 흥얼거리며 주차장으로 걸었다. 주차장에는 그를 기다리는 1톤 트럭이 세워져 있었다.

'효라빠&생과일 주스'라고 써진 천막이 씌워진 트럭이었다. 몇 달이 지났지만 이성재 대리 말고는 다른 직원들은 선수의 차가 화물차라는 걸 알지 못했다. 주차장이 화물차와 승용차로 나눠진 구조라 직원들은 선수가 출퇴근으로 타고 다니는 차를 볼 기회가 없었다.

이성재만 선수와 대화하면서 차 얘기가 나와 알고 있었다. 푸드트럭을 하기 위해 중고로 구입한 오래된 화물차지만 선수에게는 나름 의미 있는 차였다. 화물차 키를 꼽고 시동을 걸었다.

'더더~덜덜덜~~~' 힘겹게 시동이 걸렸다. 리에의 연락처를 저장했고 그녀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힘겹게 걸리는 시동소리도 경쾌하게 들렸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고 액셀을 밟으며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보통은 골목길로 돌아서 퇴근을 하지만 그날은 골목 앞에 공사 중이라는 푯말이 보여 해피 저축은행 앞의 차도로 트럭을 몰고 나왔다. 역시 차들이 많았다. 몇 미터 가지도 못하고 신호등의 빨간불에 걸렸다. 차의 브레이크를 밟고 신호대기를 했다. 건널목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데 낯익은 사람이 지나갔다. 사복을 예쁘게 차려입은 은영이었다.

'어~ 은영 씨가 사복을 저렇게 잘 입고 다녔나~' 출퇴근 때 사무실에서 사복을 입은 모습을 스치듯 보긴 해지만 밖에서 본모습은 또 달랐다. 은영이 건널목을 지나 버스 정류장으로 들어가 버스를 기다렸다.

선수는 그곳에서 은영이 버스를 타고 퇴근하는지 알지 못했다. 버스정류장 옆에 차를 바짝 댔다. 그리고는 클랙슨을 세게 눌렀다.

버스승강장에 있던 사람들이 '빵~빵~' 거리는 선수의 1톤 화물차를 쳐다봤다. 은영은 귀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꼽고 있는지 선수의 차에서 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한번 더 '빵~빵~' 거렸다. 그래도 은영은 음악을 들으며 버스승강장의 긴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차들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선수가 답답했는지 은영을 불렀다.

"은영 씨! 은영 씨!"

"......."

"은영 씨~ 조은영 씨!!!"

선수가 버스 승강장 쪽을 쳐다보며 소리를 질렀다. 여전히 은영은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 옆에 앉아있던 한 아주머니가 은영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었다.

"아가씨~ 저기 트럭에서 자기 부르는 거 같은데?"

"네?"

은영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빼며 아주머니의 얼굴을 쳐다봤다.

"저기 차 봐봐~"

아주머니가 손짓으로 선수의 1톤 화물차를 가리켰다. 은영이 아주머니가 가리키는 손짓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버스승강장 옆에 비상등을 켜고 있는 트럭이 보였고 운전석에서 선수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쪽으로 오라는 듯이 보였다.

"은영 씨! 같은 방향인 거 같은데 타세요!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네? 아뇨 괜찮아요?"

갑자기 선수가 트럭 안에서 은영에게 소리를 지르며 무작정 타라고 하자 아무 생각 없이 괜찮다고 대답을 했다.

"알았으니까 일단 타세요. 하하하.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날도 더운데 빨리 타세요!"

"괜찮아요..."

주변 사람들이 의식됐는지 은영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따~ 빨리 타라니까요. 뒤에 차들도 오고. 자~ 빨리 타세요!!!"

"네???"

정말 뒤에 버스가 빵빵거리도 있었다. 은영은 타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빵빵거리는 버스가 신경 쓰여 선수가 손짓하는 트럭으로 발을 옮겼다. 은영이 조수석의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자 '키 이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차는 오래됐어도 에어컨은 빵빵합니다. 하하하. 은영 씨 제 차가 쪽팔려서 안 타려고 한 거죠? 킥킥"

선수가 오래된 차지만 당당하게 농담을 건넸다.

"아뇨~ 아니에요. 갑자기 타라고 해서 정신이 없었어요."

선수는 농담으로 말한 건데 은영은 당황해서인지 진담으로 받아들이며 정색을 했다.

"뭘~ 이런 걸로 놀래세요? 하긴 제 차가 너무 고급져서 출퇴근용으로 타기엔 조금 부담스럽긴 하죠. 하하하"

선수는 웃으며 차를 출발시켰다.

"은영 씨 집이 어디세요? 제가 바려다 드릴게요. 제가 가는 방향에서 버스를 타는 게 왠지 길이 비슷할 거 같기도 한데요?"

"네~ 저는 포미 주공에 살아요"

"포미 주공이요? 우와 진짜요? 그 옆에 푸르지오가 저희 집이에요! 야~ 같은 동네 살았구나. 하하하"

"그러네요. 은영의 얼굴이 갑자기 빨개졌다."

같은 은행에서 근무를 하지만 선수는 주로 외근을 나가서 일을 하고, 은영은 창구 데스크에서 업무를 보기 때문에 막상 마주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수금을 하고 들어와서도 각자 마감을 하느라 바빠 개인적인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 입사하고 몇 번의 회식 자리가 있긴 했지만 선수는 이성재 대리나 다른 남자 선배들과 술을 마시며 일 이야기하다 보면 자리는 끝이나 있었다.

"야~ 반가워요! 우리 같은 동네 주민으로 친하게 지네요. 하하하"

"네. 그래요."

선수가 웃으며 말하자 은영이 대답했다.

"그런데 왜 이런 차를 타고 다니세요?"

"이런 차요? 너무 꼬졌나요?"

"아뇨~ 아뇨~ 그런 뜻이 아니라 장사하는 차를 타고 다니는 거 같아서요"

"아까 저는 제 차가 꼬져서 안타나 했습니다. 킥킥킥"

"진짜 선수 씨인지 몰랐어요~ 이런 차 타고 다니는 사람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요"

선수는 농담으로 말했지만 은영은 이번에도 긴장한 채로 진담으로 받아 들였다.

"실은 제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이 차로 푸드트럭을 했어요. 생과일주스와 토스트를 팔았어요. 천막에 써진 글씨 보셨죠? 대학교 졸업하고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공부하다 다 접고 몇 달 알바 해서 모은 돈으로 이 트럭을 사서 길거리에서 장사 좀 했죠. 하하하"

"아~ 그러셨구나."

당당하게 자신이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푸드트럭 장사까지 했다는 선수가 은영의 눈에는 든든하게 보이고, 낡은 트럭을 타고 다니는 게 젊은 나이에 창피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그의 모습이 믿음직스럽게도 보였다.

"그럼. 더 하시지 왜 은행에 취업하셨어요?"

"아~ 망했거든요. 킥킥킥"

"망해요?"

"네. 망해요. 킥킥킥"

"망한 게 아주 당당하시네요? 호호호"

"뭐~ 망한 게 범죄는 아니잖아요. 하하하."

"그러네요. 왜 망하셨어요? 잘해서 성공하시지?"

"처음 몇 달은 대학교 후문에서도 하고, 시내 번화가에서도 해서 잘 됐는데. 여름에 유명한 해수욕장에 돈까지 내며 부스를 임차받았는데. 요즘은 캠핑이 대세이다 보니 각자 먹을 걸 많이 챙겨 오더라구요 그렇다 보니 생각보다 안 팔렸어요. 부스는 목돈을 주고 계약한 상태라 빠져나오기도 그러고. 꾸역꾸역 버티다 보니 별로 남느게 없더라구요. 다행히 대출 안 받고 벌어놓은 돈으로 한 거라 큰 손해는 안 봤지만. 돈은 못 벌었죠. 하하. 결국엔 이것저것 정리하니 이 트럭 하나만 남았습니다. 하하하"

"아~ 그러셨군요."

"그래도 젊어서 도전도 해보고 많이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장사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일해본 게 지금 은행에서 조합원님들 상대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그렇게 따지면 망한 게 아니라 인생공부했다고 생각해요. 하하하"

"네. 그러네요"

은영은 자신이 망했다고 말하지만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선수에게 마음을 더 뺐았기고 있었다.

"은영 씨는 언제부터 은행에 다녔어요?"

"네.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어요. 첫 직장인데 그럭저럭 다니고 있어요"

"그렇군요. 일은 할만해요? 가끔 진상 고객들도 있다고 하던데"

"처음에 아무것도 몰라서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익숙해진 거 같아요. 진상 고객들이 있긴 한데 하다 보니 그것도 적응이 되더라구요."

"남자 친구는 있어요?"

"네? 남자 친구요!"

선수의 남자 친구의 있냐는 돌발 질문에 은영이 급 당황했다. 선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자기 마음을 들킨 거 같아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네~ 남자 친구요?"

"아... 아뇨... 아직이요..."

"아직이요? 킥킥. 만드실 생각은 있으신가 봐요? 하하"

"뭐... 잘 모르겠어요"

은영은 확실하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 폰만 꼼지락거렸다. 선수도 은영이 무안해하는 게 조금 미안했는지 바로 말을 돌렸다.

"출근도 버스로 하세요?"

"아뇨~ 출근은 언니가 데려다줘요. 퇴근은 시간이 서로 달라서 버스로 하고 있어요"

"그럼. 퇴근할 때 제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데려다 드릴게요. 방향도 같은데 같이 타고 다니면 좋죠."

"아뇨~ 아뇨~ 괜찮아요. 저는 괜찮아요"

갑작스러운 선수의 카플 제안에 은영이 당황해하며 괜찮다고 말했다. 입에서는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속으로는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차마 '네. 저도 좋죠!'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거~ 이거~ 제 차가 창피해서 그런 거죠? 킥킥"

"아뇨~ 아니에요. 저 그런 거 따지는 사람 아니요. "

"그럼. 그냥 같이 타고 다니며 되지 뭐가 괜찮아요. 하하하"

"그게..."

"지금 한다고 말 안 하면 제 차가 쪽팔려서 안 하는 걸로 오해하겠습니다. 하하"

"그러면. 그렇게 할게요..."

은영은 '어머~ 어머~ 이게 뭐지~ 웬 떡이람!' 속으로 외쳤지만 마지못해하는 척 말을 얼버무렸다. 핸드폰을 쥐고 있는 손에선 긴장한 탓인지 촉촉하게 땀이 배어 나왔다.

대화하다 보니 어느 순간 선수의 차는 은영의 집 근처에 도착해있었다. 은영은 평소 지루하게 생각되던 퇴근길이 이렇게 짧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가 은영이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 차를 세웠다.

"도착했습니다. 하하."

"네. 덕분에 편하게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거 차가 너무 꼬져서 죄송한데요"

"아니에요. 에어컨은 시원했어요. 호호호"

은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다음에 좋은 차 사게 되면 더 즐겁게 퇴근하시죠. 그게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킥킥킥"

"네. 감사합니다.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네. 들어가세요. 오늘도 고생했어요"

은영이 차에서 내려 아파트로 들어갔다. 선수는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 차에서 내린 은영은 고개를 돌려 돌아가는 선수를 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왠지 눈이라도 마주치면 자기 마음을 들켜 버릴 거 같았다. 아파트 입구에서 집으로 가는 짧은 길이 꽃길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하이힐의 또각또각 소리가 그날처럼 경쾌하게 들리는 날도 없었다. 가벼운 발걸음보다 마음은 더 가벼웠다.

집에 들어와 문을 닫고 '휴~' 깊은 한숨은 내쉬고 바로 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언니! 언니! 지금 어디야?]

[왜? 지하 주차장 차대고 있어~ 무슨 일 났어? 왜 호들갑이야?]

[응응~ 지금 무슨 일 났어! 푸하하하]

[뭔 일인데?]

[일단 빨리 차대고 올라와봐 내가 말해줄게.]

[뭔데? 지금 말해봐]

[아냐~ 아냐~ 이건 전화로 말할게 아냐~ 빨리 올라와. 킥킥킥]

[오버하기는? 별일 아니기만 해 봐! 알았어!]

은영의 호들갑에 효경이 차를 주차하고 서둘러 집으로 올라갔다.

"뭔데 전화까지 하고 난리냐? 조은영 씨!"

"언니~ 있잖아. 나 퇴근할 때 우리 회사 선수 씨랑 같이 차 타고 왔어"

"뭐? 네가 호감 있다는 그 신입사원?"

"응! 선수 씨!"

"어떻게?"

"응. 네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빵빵 거리더니 나한테 타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방금 아파트 입구에서 나 내려주고 갔어. 근데 재밌는 건 차가 푸드트럭이야. 하하하"

"푸드트럭?"

"응. 푸드트럭!"

"혹시 천막 씌워지고 뭐라고 글씨 써진 거야?"

"응. 언니가 어떻게 알아?"

"아파트 들어오기 전에 교차로에서 신호대기하고 있는데 내 반대편에 푸트 트럭이 정차해 있는데 운전하는 사람이 정장 입고 있더라고 그래서 조금 특이해 보였어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네"

"오~ 그러네. 언니 얼굴도 봤어? 잘생겼지?"

"얼굴은 자세히 못 봤어. 얘가 벌써 푹 빠졌네~ 푸드트럭에 안 어울리게 정장이 깔끔하긴 하더라. 우리 은영이 출세했네. 기사 딸린 푸드트럭도 타보고. 킥킥킥"

"킥킥킥. 선수 씨가 퇴근할 때 나한테 카플도 같이하제. 하하하. 나 손이 오글거려 죽는 줄 알았잖아. 내가 당황해서 괜찮다고 했는데도 계속하자고 그러네. 하하하"

"그래? 이거 아주 좋은 징조인데"

"아~ 그리고 있잖아. 나한테 남자 친구 있는 거도 물어보던데?"

"진짜? 그건 약간의 블루라이트인데. 남친 있는 거 까지 물어봤으며..."

"그치? 그치? 하하하"

"야~ 우리 은영이 인제 팔자 폈네. 1톤 트럭 모는 남친까지 생기고... 승용차는 은영이랑 사이즈가 안 맞지. 고럼 고럼 차가 1톤은 돼야 스케일이 맞지. 킥킥킥"

"뭐야~ 계속 놀릴래! 히히히"

언니 효경의 장난에도 은영이 계속 웃기만 했다.

"연애 고수 인 내가 봤을 때도 이건 아주 좋은 분위기야. 일단 카플만 해도 거의 승률 70프로야!"

"그치? 어쩜~ 어쩜 좋아~. 히히히"

은영이 대화를 끝내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내일은 또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할지 벌써부터 고민이 됐다. 이제는 선수와 같이 퇴근하니까 더 예쁘게 차려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영을 내려주고 집으로 차를 몰아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한 선수는 차를 주차하고 시동을 껐다.

배가 고팠지만 차에서 내리지 않고 카톡에서 리에를 확인했다. 리에의 프사를 천천히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방금 전까지 대화했던 은영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선수는 리에에게 카톡을 보낼까 말까 망설였다. 오늘 가입했는데 너무 일찍 보내는 거 같기도 하고, 안 하자니 빨리 카톡을 하고 싶고.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머리로는 너무 빠른 거 같아 참으려고 했지만 손가락은 참지 못했다.

[오늘 하루도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조합원 가입 감사합니다. 아까 건네는 커피는 리에씨의 미소만큼 너무 향긋했습니다. 저녁도 행복한 시간 되세요. 해피 저축은행 김성수]

전송 버튼을 눌렀다.

선수 입가의 미소는 여전히 귀에 걸려있었다.


'은영, 선수 또 다른 그녀(5)'가 계속됩니다.

(월, 금요일 주 2회 올릴 계획입니다. 바쁘면 못 지킬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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