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사 년 전 안동에서 너를 처음 안았을 때
하늘은 얻은 거 같은 기분보다는 어리둥절함이 더 컸었단다
아빠는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거 같았거든
어린 엄마와 철부지 아빠가 밤마다 트림시키느라 몇 달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고
기저귀 가는 거, 목욕시키는 거 모든 게 서툰 초보 엄마 아빠였지
그래도 네가 있으므로 세상의 모든 게 행복해 보였단다
이제는 어느덧 네가 엄마 키보다 더 커지며 교복을 단정히 갖춰 입고
학교에 갈 때면 내가 늙어가는 서러움보다 네가 아름답게 자라 간다는
흐뭇함에 가슴이 벅차오르지
동생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잠자리에 들 때는 "언니가 업어줄게~ 이리 업혀!" 하고
몇 걸음 안 되는 방에 동생을 업고 들어가 침대에 눕히고
둘이서 누워 "라임아!" "언니!" 하면서 소곤소곤 대화하는 걸 들을 때마다
아빠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가슴엔 사랑이 움트는 거 같아
앵무새 같은 조잘거림이 사라지고 한 밤의 고요가 피어나면
아빠는 조용히 들어가 헤쳐져 있는 이불을 사랑으로 덮어 주지
그리곤 잠들어 있는 나의 1번 얼굴을 쓰다듬고
아빠의 하루를 마무리한단다.
"사랑해~ 나의 1번"이라고 속삭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