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워홀 에세이 4

여행 중에 만난 동행들에 대하여

by 킴소피


워홀을 하면서 여행을 다녔지만,

늘 혼자였던 건 아니다.


여행을 갈 때마다 동행을 구하기도 했고,

그렇게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크게 불편했던 기억은 없다.


다만 온라인으로 약속을 잡고 처음 만난다는 건,

언제나 조금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베네치아에서는 곤돌라를 타기 위해 동행을 구했다.

사람이 많을수록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온라인에서만 대화를 나눌 때는 얼굴도, 성향도 알 수 없어서 ‘어떤 사람일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고 했다.


실제로 만났을 때의 느낌은 온라인에서 상상했던 것과는 꽤 달랐다.


생각보다 편했고, 어색함은 금방 사라졌다.


곤돌라를 타고, 저녁을 먹고, 야경을 함께 보고 헤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억은 또렷하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한국어로 오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좋았고, 이탈리아어가 필요한 순간에 내가 나서서 말할 수 있었다는 점이 조금 뿌듯했다.




폼페이에서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과 동행했다.


처음에는 그 점이 오히려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함께 움직이니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둘 다 계획적인 여행자가 아니라서 충돌도 없었고,

여행 리듬이 자연스럽게 맞았다.


그분이 렌트를 해서 아말피 쪽으로 드라이브도 했고,

저녁도 함께 먹었다. 여행하면서 알게 된 소소한 팁들을 서로 나누는 것도 좋았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서 더 편하게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안코나(Ancona)에서는 이탈리아 친구가 도시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동행을 ‘구한’ 여행이 아니라, 초대받은 여행이었다.


관광지라기보다는

“여기가 내 동네야” 하고 설명해 주는 느낌이라

그 점은 좋았다.


다만 친구의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못 들었다고 물어보면 다시 설명해 주기보다는

말을 아예 멈춰버리는 순간들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혼자였다면 몰랐을 풍경들이 있었다.


바다 근처 부둣가를 따라 걷던 시간이나,

관광 루트에서는 벗어난 산책길은 좋았다.


한편으로는, 굳이 친구를 만나지 않아도

혼자 여행해도 괜찮았겠다는 생각도 남았다.




동행을 하며 다녔던 여행들을 떠올리면

어떤 건 편안했고,

어떤 건 조금 아쉬웠고,

어떤 건 나를 돌아보게 했다.


누구와 함께였는지가 여행의 전부는 아니었지만,


그 사람들 덕분에 내가 어떤 여행자인지

조금 더 또렷하게 보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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