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_졸업을 위한 발걸음.

by 김솔현

시간은 여름방학을 지나 흘러 4학년 2학기, 내 나이 만 22세가 되었다. 되돌아보니 참 앳된 나이다. 그러면서도 생각은 성숙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렇게 어린 나이로 4학년2학기를 맞이했다.


내 주변에는 주전공 러시아학과에 더 이상 동기들과 끼지 않는 이유는.... 동기들이 없기 때문이다. 다 휴학했다. 제때 00학번인 사람이 딱.... 나 혼자였다. 아니, 러시아까지 갔다온 2-3명의 동기가 있긴 했지만 곧 휴학을 했다. 뭔 휴학이 유행이던가? 그래서 제때.. 제 나이에 만19세에 입학해서 만 22세에 졸업한 사람은 나뿐이였다. 어찌 보면 외로울 수 있지만, 난 공부에 치여서 외로울 새도 없었고 잔병도 있어서 특히 감기를 걸리지 않기 위해 갖은 수단을 써야 했다. 쉬는 타임에는 만화책이나 책을 읽었다. 이때 다양한 책을 읽어서 시력 감퇴를 시킨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식사도 문제였다. 내가 식사에 큰 관심이 없어 생명유지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였지만 배는 고프고 기왕 먹는 거 맛있으면 했다. 그런데 난..... 요리를 모르고 레시피도 볼 줄 몰라서 달랑 고기 굽는 거 외엔 몰랐다. 시중에 풀린 3분 완성요리는 전부 먹으니 질렸다. 식사를 위해 하이에나처럼 음식점을 기웃대기에도 바빴다.


수업은 수업대로 진행이 되었다. 막바지가 되니 4학년 수업은 ‘졸업’을 앞뒀으니 준비 잘하라는 당부가 붙었다. 학점 놓쳐서 졸업 못하지 말라는 말도. 이제와 학점 찾으면 어쩔거야?

이 때부터 졸업논문 준비에 착수했다. 11월 말쯤에 즉, 기말고사 전에 졸업논문제출기간을 준다는 정보를 어디선가 입수를 하고 9월달부터 머리 속에는 어떤 주제로 해야 할까 고민했다. 나는 유일하게 여학생이지만 ‘졸업논문’을 하겠다고 했다. 주로 남학생들이 ‘졸업논문’을 준비하고 여학생들이 ‘졸업번역’을 한다는 데 난 여전히 남학생들이 한다는 전략을 취한다. 왜 ‘여전히’냐면 .... 고교시절 수능을 대비 할 때 여학생들은 ‘수능’보다 ‘내신’에 올인하는 경향이 강한데 난 ‘내신’은 포기하고 ‘수능’에 올인한 모습에 학교 선생님이 남학생 같다고 했다. 남학생들이 취하는 전략을 어디서 따왔냐고 해서 내 머리에서 나왔다고 대답했다. 한 번 잘 해 보라고 했다. 그래서 잘 해냈고 교내 선생님과 학생들을 기절을 시키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어리숙하고 어딘가 덜 떨어진 여학생이 졸업논문으로 한다고 해서 관심 가져줄 사람은 없었다.

졸업논문 주제를 남의 도움 한 톨 받지 않고 홀로 도서관에서 서가를 어슬렁대며 고민했다. 책 제목만 보니 뭔가 실마리가 잡히는 게 있었다.

‘러시아와 한국의 외교관계에 대해 논문을 써 볼까?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 잘 풀어보자. 또 미래의 내 자신에게 맡겨. 지가 풀겠지.’


그래서 외교관계에 대해 주제를 좁혔고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주제 고민만 한 달 가까이 하고 자료조사하는 데 한 달이고 나머지 기간은 조사한 정리와 논문 쓰는 법 책을 독파면서 논문 쓸 준비를 했다. 당연히 학교공부도 병행이다. 나에게 관심을 전~혀 없어서 난 좋았다.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지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이 전혀 도움도 되지 않고 훼방만 되었기에 내 스스로도 피했다.

더불어 사회복지학과 졸업시험의 출제범위가 발표가 되었다. 아, 범위도 넓기도 하여라. 학과공부도 해야 하니까 눈코뜰새가 없었다. 전공수업만 듣는 학생들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니 내가 참 처음부터 전략은 잘 세웠다 생각이 들었다. 1학년 때부터 전공수업을 들어 준거. 학점은 시행착오가 있어서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훗날 4학년때 졸업을 위한 논문과 시험만 생각할 수있게 했으니까. 남자 여자 복학생들은 죽을 소리를 냈다.


그렇게 중간고사 시험을 치르고 졸업논문과 번역을 제출하라는 제출 기한 공고가 행정실에 올려졌다. 그걸 보자마자 나는 그동안 정리한 자료들과 논문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옆에 끼고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한 3일 걸렸나? 정리한 자료는 러시아어를 영어로 번역한 책에서 내가 한국어로 번역한 자료와 신문자료들에서 따왔다. 나머지는 내 의견을 썼다. 표지와 함께 만든 최소 장수.. 15장이 완성이 되었다. 내가 몇 번 읽어도 글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글이니까 나만 좋을 수 있어.”


나는 겸손을 떨기로 했다.

완성을 시킨 다음날 목요일에 졸업논문을 행정실에 제출을 하고 바로 사회복지학과의 졸업시험을 준비했다. 자격증처럼 평균 60점을 넘어야 하는 졸업기준이 세워졌다.


“흠.... 할 수 있어!”


그래서 졸업논문을 낸 홀가분한 마음으로 졸업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4학년은 졸업시험과 기말시험을 같이 준비해야 해서 참.... 마음이 한가롭지 못하는 학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았던 아웃사이더는 과연...... 졸업을 했을까?

keyword
이전 18화18화_4학년..졸업을 준비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