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_4학년..졸업을 준비 할 때

by 김솔현

벌써 겨울방학을 지나 4학년이 되었다.

“후아, 사회복지학의 일부 과목을 전공과목과 겹쳐서 졸업유예라도 해야겠네. 아.... 수강신청할 때 마다 과목수업시간 조정하는 게 제일 신경 쓰이지만 재밌어. 내가 경쟁을 은근 즐기나봐.”

나는 대학홈페이지에 접속해 집에서 시간표를 짰다.


다들 수강시간표 짜는 게 제일 귀찮고 힘든 일이라고 하는 데 나도 번거롭지만 재미가 있었다. 다들 중고교처럼 시간표가 짜여져 나왔음 좋겠다 하지만 난 이게 너무 좋았다.

내가 듣기 싫은, 수학-물리-화학을 수강하지 않아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 학문을 배우는 학과가 아니라 어찌나 다행인지!

나는 중학교 때 미술을 접었고, 고교때 꽈당한 수학에 큰 실망을 해서 수포자가 되었다. 되돌아보면 내가 수학을 어렵게 배워서 제대로 못 푼 거라 생각이 든다. 다시 정석 기본편을 푸는 데 중학수학까지는 잘한 게 있어서 술술 풀리기 때문이다. 또 사회 나와서 똑똑해 보인다고 암산력을 요구하는 곳에 배치가 잘 되었다. 한 마디로 어려운 업무를 잘 맡았고 잘 해 냈다. 문과머리가 이과 일을 하려니 어렵기도 했지만 재미도 있었고 –어려운 문제가 풀렸을 때 성취감이란!- 숫자와 친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수강시간표를 다 짜고 수강신청 기간에 내가 짠 계획표대로 잘 맞게 잘해 냈다. 원하는 수업들이 다 접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1-2학년때 전공과목들(타과전공)을 들어서 3-4학년 땐 교양과목을 좀 더 들어 주면 되었다. 남들은 전공과목 듣느냐고 정신없을 때 나는 교양과목으로 여유를 부렸다.

워낙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서 자주 잘 잔병치레를 해서 교양과목 시간은 쉬는 타임으로 빠질 수 있는 대로 빠졌다. 그래서 아무리 시험을 잘 봐도 C+이 최선이 였다. 몸살이 곧잘 나서 수업을 잘 들을 수 없었다. 몸살을 다스릴 시간도 없어서 교양과목 시간을 활용을 했다. 전공수업은 빠지지 않고 열심히 들었다. 그러나 교양과목은 빠질대로 다 빠지면서 나중에는 나와서 시험은 보니까 교양과목교수님이 싫어하는 티를 냈다. 거기에 주눅들지 않고 난 그러든지 말든지 태연자약했다.

이렇게 수업을 잘 듣고 아웃사이더로 살아가고 있을 때쯤 여름방학으로 시간이 흘러갔다.

때마침 이런 소식을 행정실에서 보게 되었다.

러시아학과 행정실에는

[03학년도 예비졸업생의 요건으로 졸업논문 또는 졸업 번역 중 택1 해서 교수님에게 알리고 졸업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사회복지학과 행정실에

[03학년도 예비 졸업생들은 4학년 2학기 기말고사 기간 전에 졸업시험도 겸하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요렇게 나란이 각 행정실 공지사항 벽에 공고문이 내 걸려 있었다.

‘흠.... 역시 복수전공을 해서 둘다 해야 하니 어느 것을 우선순위로 해야 할까?’

고민에 싸였다. 역시 주전공을 먼저 생각하고 시험을 치르는 복수전공은 시험이니까 나중으로 미뤄도 될 거라 생각을 했다.

‘뭔 주제로 졸업논문을 써야 할까.’

러시아에 관련된 논문을 써야 할 텐데...... 졸업시험이야 출제범위에서 공부하면 되니까 그렇다 하고, 논문이 문제였다.

그래서 찾은 건 역시 도서관. 도서관에 러시아 문서나 러시아어-영어번역 책을 보면서 주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좀 써야 하는 데....아! 나 논문 쓰는 법도 모르지! 많이 빌려 봐야겠는데?? 러시아영어번역서랑 논문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을??’

이렇게 나는 여름방학 직전에 막 올린 공고문을 보고 졸업을 향한 마지막 관문을 치를 준비를 티 내지 않게, 나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조용히 나홀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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