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게 2학년 1학기를 보내고 시험은 우울한 만큼 기말 시험을 망쳤다. 기말 시험을 다 마치면 자연스럽게 어떤 학생은 일찍 여름방학으로 들어가고, 늦으면 늦는대로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나는 여름방학이 되기 전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졸업하기 위해 타과전공수업을 들어야 해서 마케팅원론과 서양철학을 수업을 들었다. 두 타고하 전공 중 대인관계에서 탈이 난 건 마케팅원론 수업때 만난 여학생 때문이였다. 그 때 한 여학생을 알게 되었다. 내가 다가간 건 아니고-난 참 다가가지도 친화력도 없다.- 먼저 다가왔다. 지나고 보니 내가 혼자 다녀서 불쌍해서 다가왔던 거 같다. 이 여학생 덕에 희한한 곳에도 다녀왔다. 다행히 그녀가 따라가지 않아서 이상한 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수업을 듣고 끝나면 어김없이 나를 따라왔다.
“언니! 같이 가요~ 오늘 수업이 참 어려웠죠?”
얘는 경영학과 원래 들어야 하는 수업이고 나는 타과전공수업을 들어야 해서 듣고 있었다. 내 울적한 얼굴을 보고 동정심이 발동을 했나보다.
“그렇게 어렵다고 느껴지진 않았어. 아마 아무것도 몰라서 그런가 봐.”
나는 뚱하게 이야기 했다. 괜한 관심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관심을 가져서 다가와 주니 고맙기도 했다. 같은 학과가 아닌 타과생인데 말이다.
좀 시간이 지나니 자신의 자취방에도 초대를 했다. 근데 이 때 내가 잘 못 되었다는 걸 느꼈다. 나는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신실했던 기독교 신자였다. 그래서 얘도 언 듯 말 꺼낸게 기독교에 심취해서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는 가보다 했다. 그런데..... 귀신 이야기가 나온다? 조상신이며 조상신의 덕을 받기 위해서 제사를 지내야 하고......
이 아이 입에서 나온 말에 아연실색 해 만들었다. 무당인가? 점집에 있을 것이지 왜 .....?
그 후 나는 그녀를 피할 수 있는 대로 피하려 했다. 그런데 끈덕지근하게 들러붙어서 심한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당분간 붙어 다녔다. 그녀가 어디 좀 갔다왔음 좋겠는데 자신은 이 날 시간이 안 되고 서울에 나 홀로 약속장소가 가길 바랐다. 그래서 또 거절을 못하는, 아니 거절을 했더니 또 재차 반 강압적으로 요구를 해서 또 들어주었다.
여름 방학을 하자마자 그녀가 알려준 서울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거기 갔더니 몇몇 남자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때 양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온다.
“수현씨죠?다른 분들도 같이 있으시네요? 잘 되었습니다. 먼저 안대를 하시고 어깨에 손을 얻은 후, 저를 따라오세요.”
이상했다. 왜 안대를 하라는 거고, 왜 서로 어깨에 손 얹어서 따라오라는 걸까.
봉고차에 실려서 매끈한 거리를 지나 울퉁불퉁 시골길로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아니!! 이건 납치!!! 그 년에게 속았네?’
완전 속으로 놀랐다. 봉고차에 몸을 실려서 오도가도 못하고 그냥 시키는 대로 있어야 했다.
“자 모두 내리세요. 다 도착을 했어요.”
다들 겁에 질렸는지 아무말도 없었다.
그리고 안대를 벗으라 했다. 거긴 웅장한 대웅전 같은 절간이 있었다. 정확히 눈에 절을 빙자한 궁전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하, 이상한 데 납치 당했어. 그년을 여기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다들 어딘가로 향하게 인도를 했다.
남녀 합쳐 50여명이 모인 곳이였다. 한자 같은 한자 같지 않은 코팅된 종이를 나눠주며 옆에 한글로 음을 쓴 걸 읽으란다. 난 읽기가 싫었다. 감시자가 돌아다니며 읽는 지 읽지 않은지 감시를 했다. 그래서 웅얼웅얼 하며 있었고, 몇은 픽픽 쓰러지기까지 했다. 뭐지?
시간이 20분 지나고 나서 모두 나가라고 하고 각자 또 맡은 양복남에게 끌려가서 전도를 당했다. 입회하라고 말이다.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쓰면서. 학업을 중간에 포기한 사람처럼 보였다. 제대로 못 배운 티가 났다는 말이다. 당연히 거부를 강하게 어르고 달래가며 재주껏 피했다.
그리고 다시 안대를 쓰고 지하철역으로 되돌아와 자취방이 있는 춘천으로 갔다.
다녀오니 바로 2G휴대폰이 울렸다.
“언니 어땠어요? 입회했죠?”
이 말에 난 욕을 진창 해 줬드랬다. 내가 욕을 잘 한다는 걸 이 때 알았다. 화나니 못 할 말이 없었다. 정말 제대로 속았다. 그리고 그 뒤 끈질기게 전화를 해서 이 때 수신차단 기능이 없는 휴대폰이여서 절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참에 받기 싫은 전화가 많아서 아예 번호를 바꿨다.
“이제야 조용하네. 왜 이런 사람들만 꼬이는 거야!! 아, 나 혼자서 다녀서 그런 건가 보다. 공부만 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이유가 있어? 똘마니는 키우진 않는다고!”
대리점을 나오면서 혼자서 중얼거렸다.
정말 정신이 쏙 빼서 자취방에서 며칠을 멍하니 보냈고, 울기도 했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들어서다. 함부로 사람을 믿으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마음을 다스리고 물건 몇 개 챙겨서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해 시외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