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숲 Jun 05. 2020

우주에서 듣고 싶은 노래

노래의말들6 나성에 가면 - 세샘트리오 / 별 - 유미

가사가 좋은 노래를 소개하는 '노래의말들' 이번 주는 space x의 우주선 발사를 기념해 ‘우주에서 듣고 싶은 노래’를 주제로 <나성에 가면>_세샘트리오, <별>_유미 를 읽었습니다.  

- 네이버오디오클립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4406/clips/6

- 팟빵 http://www.podbbang.com/ch/1775927?e=23556064


나성에 가면 – 세샘트리오

영화 수상한 그녀 OST로도 사랑받았던 ‘나성에 가면’은 1978년 김옥균이 작곡하고 전항, 전언수, 권성희로 이루어진 세샘트리오(‘세개의 맑은 샘’이라는 뜻)가 부른 곡이다. 나성은 미국 LA의 한자 표기다. 당시 심의 규정에선 영어를 노래 제목으로 쓰지 못해서 LA를 나성(羅城)으로 바꿨다고 한다. 덕분에 필자는 수년간 어리석게도 나성을 금성이나 그 옆에 친구 행성쯤으로 착각했고 ‘우주에 연인을 보내다니 참 재밌는 노래군 나썽에 가면 펴언쥐를 써주쎄요호~뚜비뚜바~’ 신나게 부르기까지 했다. 부끄러운 실수를 자각하고도 우주선에 탈 때 들을 노래는 이만한 노래가 없다고 생각하여 소개하게 되었다.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하늘이 푸른지 마음이 밝은지 

즐거운 날도 외로운 날도 생각해 주세요 

나와 둘이서 지낸 날들을 잊지 말아 줘요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함께 못 가서 정말 미안해요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안녕 안녕 내 사랑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어보네요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예쁜 

차를 타고 행복을 찾아요 

당신과 함께 있다 하면은 얼마나 좋을까 

어울릴 거야 어디를 가도 반짝거릴 텐데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함께 못 가서 정말 미안해요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안녕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 내 사랑

나성에 가면

우주선을 타고 어느 행성에 가며 '나성에 가면'을 부른다면 동행하는 세계 우주인들이 나성에 대해 물을 것이다. 그들에게 한자 표기에 대해 설명하진 못할 것이고, 않을 것이고 대신 입에 LA갈비 한쪽씩을 넣어주겠다. 맛깔난 노래처럼 나성이란 결국 '맛'이 아니겠는가.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몸을 흔들며 '나성에 가면'을 부르다가 넣는 '뚜비두바'는 얼마나 신날 것이며, 지구에서보다 크게 보이는 달을 보며 뜯는 나성갈비는 얼마나 달 것인 가. 그날을 기다린다.


별 – 유미

2002년 정규 1집 타이틀 곡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로, 2006년 영화 <미녀는 괴로워> OST ‘별’로 알려진 유미의 본명은 오유미다. 우울한 발라드를 많이 부르셨지만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hannel/UChUhs23LLznKlSpk0ZhtYXg)에서는 유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재미있게 얘기하다가도 노래를 부를 땐 순식간에 몰입하는데 노래 실력도 훌륭하지만 그 ‘몰입’에 덩달아 듣는 나까지 노래에 몰입된다. 특히 ‘별’을 부를 땐 부른다기보다 그 노래가 된다는 느낌이 든다. 작은 별을 쓰다듬듯이 노래한다.

바람결이 창을 흔들고 

 키만 한 작은 나의  위로 

아름답게 별빛들이 가득 채워 주네요 

  없이 많은 별들은 

지쳐 있는 나를 어루만지는 

내 맘 속에 가득 담은 눈물 닦아 주네요 

많이 아파하지 마   안은채 

다독여주며 잘 자라 위로해주네요 

걷지 못할 만큼 힘에 겨워 아파 와도 

눈물이 앞을 가려와도 

갖지 못한 내 사랑 앞에도  웃을래요 

잠시라도 곁에 행복했던 

기억들을 가슴에 간직할게요 

 눈에 수놓아진  별들처럼 영원히

 

꿈을 꾸듯 다가오네요 

유난히도 밝은 나의  하나 

 부시게 반짝이며 어깨 위로 내려와 

자꾸 슬퍼하지 마   잡은 채  만져주며 

따스히  감싸 주네요 

걷지 못할 만큼 힘에 겨워 아파 와도 

눈물이 앞을 가려와도 

갖지 못한 내 사랑 앞에도  웃을래요 

잠시라도 곁에 행복했던 기억들을 

가슴속에 간직할게요 

 눈에 수놓아진  별들처럼 

 오늘만은 안 울어요 눈물이 가득 차와도

저기  별들처럼  웃을래요 

행복했던 기억 모두 가슴에 간직할게요 

 눈에 수놓아진  별들처럼 영원히

 

두 눈에 수놓아진 저 별들처럼

이상하게 나만 힘든가 싶은 날들이 있다. 사람들이 작정이라도   나를 괴롭히고, 억울하게 오해를 받지만 어디 가서  시원히 얘기도 못하는 ,  앞에서 올려본 밤하늘엔 으레 별이 떠있다. 반짝반짝 작은 별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다.

어떻게 별에게서 위로를 받을 수 있나 생각해보면 사람의 위로가 먼저 생각난다. 사람의 위로는 분명 감사하지만 괜찮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이 될 때도 있다. 힘내라는 말에 힘을 내야 하고, 괜찮다는 말에 괜찮아져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에 반해 별의 위로는 가만히 기다려주는 위로다. 지친 기색 없이 조금씩 기울어지며 잠들 때까지 내 얘기를 들어주다가 내일이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 자리에서 다시 반짝반짝 인사한다.

지구엔 별 사람이 산다. 별일 아닌 걸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고, 별일인 것에도 무던한 사람이 있으며, 별 같은 위로를 하는 사람이 있고, 별에게 위로를 받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까...

하늘엔 저렇게나 별이 많고

저렇게나 많은 별이 저렇게나 반짝이고 있고

당신의 삶도 당신도

두 눈에 수놓아진 저 별들처럼,

'이상하다'기보단 '아름답다'에 가깝다는 

얘기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거운 한숨이 나올 때 듣는 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