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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과 원망의 감정

내려놓기

by 프로성장러 김양


<놓아버림>을 읽으며 살면서 가지고 있었던 미움과 원망, 분노로까지 이어졌던 마음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억압된 분노의 피해자는 나 자신

결국 이렇게 어마어마한 부정의 감정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으면 가장 큰 피해자는 나 자신이다. 내 안에 감정의 독소를 꾹꾹 눌러 담아놓고 있으면 작은 외부의 자극에도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심지어 몸의 근육까지 감소한다고! 정말 놀라운 사실이 아닌가!



마음이 믿는 대로 몸에 나타난다

심신이 서로 연결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면의 스트레스가 신체화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책에서는 마음을 고쳐먹으면 중대한 병까지 고칠 수 있다고 알려준다. <놓아버림>을 읽다 보면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된다. 이 스트레스는 내면의 억제된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까지도.



나의 분노 역시 내면에서 억압된 감정의 문제

이제 분노의 칼날을 타인에게 겨누지 않고 내면의 부정적 감정을 인정하고 놓아주기로 했다. 특히 과거의 경험에 대해 그렇게 하고 싶어졌다. 과거에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그때의 감정을 떠나보낼 수는 있다. 내게 일어난 행복하지 않았던 기억을 계속 떠올리며 나의 현재와 미래의 삶까지 불행하게 만들 수는 없는 거니까.


초딩시절 사람들 앞에서 크게 혼내며 창피를 준 아빠와 학교 선생님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아직도 남아있다 - 나는 사람들 앞에서 창피당하는 걸 싫어하는구나. 하긴 누가 이런 수모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때 내가 느꼈던 수치심은 당연한 감정이었다. 내가 너무 싫어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창피는 주지 말아야지. 나 역시 또 이런 일을 당하면 정확하고 분명하게 기분 나쁜 내 의사를 표현해야지!

중딩시절 내 첫사랑 오빠와 사귀지 않겠다고 해놓고 사귀면서 상처 준 단짝 친구에 대한 미움도 잘 지워지지 않아 결국 절교했다 - 지금 생각하면 너무 유치한데 또 귀엽네. 중학교 때 첫사랑보다 더 소중한 게 무엇이었겠는가!

가장 친한 친구가 수능 점수를 속여서 배신감을 느꼈다 - 생각해 보면 이건 나랑 아무 상관없는 일이네? 당시에는 수능점수가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으니까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10대에 겪은 분노의 감정을 이렇게 정리해 본다.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맞다.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다. 내가 항상 옳을 수는 없으니까 잘못된 것은 받아들이고, 개선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물론 책에서 알려주고 배운 대로 완벽하게 실천하는 일이 쉽진 않다. 특히 내 안에서 이미 억압되어 곪을 대로 곪아버린 감정을 정리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계속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생각난 김에 최근에 일어난 몇 가지 일에 대한 부정의 느낌까지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내려놓고자 한다.


얼마 전 동네 이웃에 대한 미움도 눈덩이처럼 커진 적이 있다. 내가 일하는 엄마라 남편이 나랑 어울리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건네었던 것 - 황당하네. 나 역시 일하는 엄마가 싫었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슬프기도 했다. 이 감정이 그 이야기를 꺼낸 사람을 증오하는 감정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런 말 들으면 열받는 거 당연하다! 열받는 감정도 괜찮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이 감정에 저항하지 말자. 어? 분노야, 안녕? 너 아직 거기 있었구나. 힘들어서 아직 못 나갔어? 괜찮아. 이리 와. 내가 쓰다듬어줄게. 이제 그만 나가자. 굿바이.

회사에는 늘 비윤리적인 상사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 내가 먼저 “윤리적인 상사“, ”일 잘하는 상사“가 되겠다는 결심과 함께 실천을 이어갔더니 귀감이 되는 좋은 상사를 만났다.


이렇게 적고 보니 내 인생이 잘 돌아가지 않는 이유를 모두 외부에서 찾고 있었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더불어 내가 느꼈던 부정적 감정은 당시에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이라는 것도 인지할 수 있었다. 나에게 일어난 일과 더불어 내가 차곡차곡 쌓아왔던 수치심의 감정, 자존심, 상처를 상대에 대한 분노로까지 발전시켰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부정적 감정에 저항하지 말고 항복하기

<놓아버림>에서 알려주는 핵심은 부정의 감정을 절대 억압하지 말라는 것이다. 애초에 감정이 내면에 유지되는 것은 저항하기 때문이라고. 저항하지 말고 항복기제를 활용하라는 책의 내용이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저항과 항복은 결국 비슷한 의미가 아닌가 싶어서. 하지만 저항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항복은 인정하는 것이다. 맞아,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느낄 수도 있어, 부정의 감정조차 알아주고 인정해 주라는 뜻. 부정의 감정은 안 좋은 거야. 떨쳐내자. 저리 가. 오지 마. 너가 가까이 오면 내가 더 나쁜 사람이 되는 거 같잖아. 생각하는 순간 저항이 시작되고 저항받은 감정은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항복한다는 것은 어떤 감정을 느끼기만 하고 바꾸려 하지 않음으로써 그 감정을 기꺼이 포기함을 의미한다”


항복기제. 매일 마음속에 되새기고 연습하면서 내 삶 속에 잘 녹아들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나의 인생책 <놓아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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