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잔디가 올라오고 있어
단독주택에 살다 보니 계절의 변화가 더더욱 피부에 와닿는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하니 하루아침에 봄기운이 느껴졌다. 굉장히 산뜻한 기분.
마당을 정리하고 들어온 남편은 이제 곧 잔디가 올라올 것 같다고 한다. 아이도 따스한 봄날씨가 좋은지 밖에 나가 동네 언니랑 자전거와 킥보드를 타며 신나게 놀다가 들어왔다.
한국 나이 7세, 8세 어린이 둘이 집 안에서도 꽁냥꽁냥 잘 노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특하고 귀엽다. 이제 내가 해 줄 일은 제때 밥을 챙겨주는 일뿐. 노는 게 즐거운지 2시가 다 되도록 밥도 먹지 않겠단다. 그래, 주말엔 자유롭게 실컷 놀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은 만큼 자면서 편하게 있는 거지 뭐!
2시가 넘어서야 1층으로 내려와 밥을 먹겠다는 아이에게 미리 만들어둔 무스비를 줬다. 밥을 실컷 먹고, 빵까지 야무지게 잘 챙겨 먹는 모습을 보니 잘 먹지 않는다고 걱정했던 시기가 무색하게 느껴졌다. 현아, 헤드폰은 왜 끼고 왔어? 땀나는 거 같은데 수면 잠옷은 왜 입었어? 등등의 질문을 해도 묵묵부답이다.
그래도 매우 귀여운 모습 ㅋㅋㅋㅋ
하루 종일 둘이서 잘 놀고 잠도 우리 집에서 같이 잤다. 내 딸아이에게 이렇게나 잘 지낼 수 있는 동네언니이자 친구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봄기운과 함께 아이들에게도 넘치는 활력이 찾아온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