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쁜 아이들
나는 단독주택단지에 살고 있다. 비슷하거나 같은 모양의 개별 주택이 모여 단지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단지를 타운하우스라고 부른다. 우리 동네는 100세대가 넘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아파트와는 다르게 재미있는(?) 세대 간 연결이나 사생활 침해 같은 것도 있다.
어느덧 이곳으로 이사 온 지 7년이 다 되어간다. 이곳에서 일어난 우리 가족의 가장 큰 변화는 나의 임신과 출산, 육아가 내 삶의 지평선을 확대시켜 줬다는 것. 아이를 키우면서 동네의 동년배 친구들도 사귀고, 관계도 더 끈끈해졌다. 처음에는 서로 약속을 하고 만나는 사이였지만 이젠 특별한 사전 약속 없이 자연스럽게 서로의 집을 오가기도 한다. 그 집 아이는 주말에 우리 집 벨을 누르고 자연스레 들어와 내 아이와 알아서 놀다 가기도 한다.
“우리 이제 ㅇㅇ집에 가서 놀까?”
“예~~~~ 좋아요~~~~!!!”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꼬셔 우리 집에 놀러 온 아이 집으로 옮겨갔다. 그 집의 아이 엄마는 잠깐 외출 중이라고 한다. 주인이 없는 집 썬룸에 앉아 밖을 내다보고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저 멀리 산등성이가 보인다. 와. 힐링. 비슷하게 생긴 집들이 모여 있어도 각각의 집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다르다. 이 집은 특히 눈앞에서 펼쳐지는 산의 모습이 장관이다.
이렇게 낙엽만으로도 재미있게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그것도 너무나 귀여우면서 예쁘고.
“나 지금 ㅇㅇ씨 집인데 언제와? 뭐 시켜서 같이 저녁 먹을래?“
“지금 가는 중인데 육회 사갈까?“
“좋아! 다른 것도 시켜서 같이 먹자“
오로지 짜장면만 시켜 먹을 수 있었던 우리 동네도 이제 많이 발전했다. 쿠팡이츠로 뭐든 시켜 먹을 수 있고, 마켓컬리 새벽배송도 온다!
한때 출퇴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아파트로 이사갈까 했는데 그 생각을 조심스레 접어본다. 자연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좋고, 동네 커뮤니티도 좋고, 주말에 집에만 있으면 엄청난 힐링이 되기도 하니까.
당분간은 이 삶을 유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