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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마음

.....

by 프로성장러 김양


“오늘 현이 클라이밍 갈거야?”

“응, 엄마집에 주차하고 갈게“

“그럼 엄마 집에 토마토 도착했다니까 집에 좀 넣어놓고 갈래?“

“네~~~”


삼촌들과 꽃구경을 한다고 오래간만에 고향으로 놀러 가신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우리 동네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남쪽 지역은 벌써 벚꽃이 만개했다고 한다.


“예쁘겠다“

“어, 삼촌이랑 외숙모랑 다 예쁘다고 신이 났어”

“그렇겠네. 나도 꽃 보고 싶다. 여긴 흐린데....”


남편이랑 아이를 클라이밍장 앞에 내려주고 엄마집 아파트

단지에 주차를 하고 부모님 댁에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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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텅 빈 부모님 댁에 들어가니 마음이 허해지는 기분이다. 아빠가 주로 앉아계시던 탁자, 자주 쓰시던 방, 모두 아빠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질 않다. 깨끗하게 정리된 집이 이렇게 슬플 수도 있는 건가? 이제 이 집에서 다시는 아빠를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하니 가슴에 생채기가 난 것처럼 슬프다. 우리 아빠, 이제 그만 고통스럽게, 미련 없이 훌훌 이 세상을 떠나셨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나는 아직도 준비가 되지 않았나 보다.


그동안 밀어내기만 했던 슬픔의 감정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떤 감정도 저항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저 느끼는 것.

놓아버림.

나는 아직도 이게 제일 어렵다.


오늘은 슬픔이 오면 맘껏 울어야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하면 맘껏 웃기도 해야지.

불행과 행복은 동시에 올 때도 있는 거니까.




이 와중에 아이는 즐겁게 클라이밍을 하고 나 역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재미있다. 내 딸 진짜 클라이밍 소질 있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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