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와인의 행복
지난 며칠 동안 일터에서 버거운 시간들이 이어졌다. 전 부서의 대표 주자들이 모여 정신없이 발표자료를 만드는데 나는 얼떨결에 취합을 떠맡았다. “이게 내 일이 맞나?” 싶은 생각을 하면서도 내 눈과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심지어 주말까지도:(
빅데이였던 어제는 점심도 못 먹고 회의를 하면서 발표자들과 자료를 업데이트했다. 당시엔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각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개별 프로젝트를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까지 상세하게 알지는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지식이 확대된 것 같아 뿌듯한 기분도 들었다.
당연히 점심 먹을 시간이 없을 거라 생각해서 싸갔던 토마토와 고구마도 먹지 못하고 정신없이 일만 했던 하루. 이런 분주함이 싫어서 컨설팅 부서에서 나온 건데 나는 왜 이러고 있는 거지?
“엄마? 회의가 안 끝나 ㅠ 현이 픽업 좀 부탁해요”
엄마에게 겨우 카톡을 보내고 빅미팅을 끝내고 나니 어느덧 6시가 넘어가고 있다. 오늘의 첫끼로 토마토와 오렌지와 고구마를 겨우 먹고 집에 왔더니 엄마가 부추전까지 만들어 오셨다.
꺄~~
전을 먹었더니 느끼해서 라면이랑 미니 와인까지 야무지게 잘 챙겨 먹고! 아,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는 하루, 정말 너무 행복하다!
바쁘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고자 노력했다. 어제는 브런치 글도 겨우 쓰고, 책도 못 읽고, 몸과 마음이 끝없이 지하로 추락하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저녁에 부추전, 라면과 함께 미니와인을 마시니 방전됐던 에너지가 다시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기분이 더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꽃모양 그릇에 라면을 담았더니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결론은?
결국 어제도 좋은 날이었다는 거?! ㅋㅋㅋ
저녁엔 씻지도 못하고 아이에게 책 두 권을 겨우 읽어줬다. 아이가 잠들면 씻어야지 했지만 10시 전에 아이보다 먼저 잠들어버렸다는 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