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관점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슬프고 막막한 감정이 수시로 찾아오는 가운데 내 딸과 조카들 덕분에 정신이 없고, 웃음 짓는 날도 많다. 딸아이에게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이야기했는데 아이가 친할머니에게 하늘을 바라보며 날개 달린 차를 찾아보자고 했단다. 하늘나라에 가려면 날개 달린 차를 타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순수하고 예쁜 마음인지.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집을 나서던 날 아침, 아이를 깨우며 하늘나라에 가면 날개 달린 차를 타고 가야 하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그렇다고 대답한다.
“현아, 할아버지 하늘나라에 잘 보내드리고 올게...”
“엄마, 그럼 우리는 할아버지 만나러 하늘나라에 어떻게 가?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나?“
“비행기를 타면 하늘나라에 갈 수 있을까?”
“응! 높이 높이 날아서 구름도 뚫고 지나가니까!”
하늘나라에 대해 순수하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아이 앞에서 나는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말문이 막혔다.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죽음은 어른이 생각하는 죽음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하늘나라가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초3의 나이인 조카들은 아빠의 발인도 함께했는데 화장터에서 오열하는 할머니를 보며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고 한참 동안 따라 울었다.
아이들에게 죽음은 현실과 동떨어져 와닿지 않는 무엇인가 보다. 아이들이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죽음’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서 나 역시 아이들과 있으면 아빠의 부재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아이들이 잠든 저녁과 이른 새벽에 눈뜨면 조용한 시간 속에서 아빠를 떠올려본다. 내가 어떻게든 살아낼 오늘과 내일이지만 더 이상은 오늘도, 내일도 없을 아빠의 과거를.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아빠가 그립다.
우리는 왜 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을까?
흔해빠진 여행이라도 자주 다닐걸, 우리 아빠가 여행을 참 좋아했는데....
식사라도 자주 할 걸,
더 많이 사랑한다고 이야기해드릴 걸,
이제 다 소용없는 후회와 회한이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