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효자는 어떨까?
부모님과의 이별 앞에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불효자, 효자의 구분이 없는 것 같다. 불효자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한 게 후회스러울 테고, 효자였어도 아쉽고 슬프기는 마찬가지겠지.
고로 내가 좋은 딸이 아니었어서, 아빠한테 좀 더 잘해드렸어야 하는데 싶은 후회가 남아서 이렇게까지 슬픈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모두 각자의 슬픔과 허무함을 감당해 내야 하는 것 같다.
충분히 애도하고 나면 이 슬픔도 지나가겠지.
그리움이나 아쉬움 역시 조금씩은 좋았던 추억으로 바뀌겠지.
우리 아빠 딸들 덕분에 진짜 행복한 인생이었겠구나, 우리 아빠 그래도 험난했던 이 세상을 잘 살다 가셨구나, 하는 사실까지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우리가 자라면서 점점 무관심해지는 아빠가 제일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아빠 역시 나이가 들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갔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금 더 빨리 아빠에게 관심을 가질걸,
아빠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라도 해 볼 걸,
한 번이라도 더 대화를 시도해 볼 걸,
시간이 날 때마다 같이 캠핑도 가고 여행도 다닐 걸,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할 걸,
“엄마, 심심해!“
“엄마랑 놀고 싶어“
아이가 같이 놀자고 부르면 먹먹했던 기분도 이내 사라지고 정신이 차려진다.
아빠도 내가 어렸을 때는 내가 내 아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겠지? 아이와 함께 보내며 아빠의 젊은 시절과 나의 어린 시절도 같이 떠올려본다.
마음이 힘들 땐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고 했다. 오늘은 꼭 밖에 나가서 조금이라도 달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