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휴일
새벽 3시, 남편이 요로결석인 것 같다며 택시를 타고 응급실에 갔다. 수액을 맞고 약을 받아 8시쯤 집에 온 남편,
갑자기 요로결석이라니 ㅠ
이거 정말 엄청 아프다던데....
진통제를 맞아 일시적으로 괜찮아졌지만 결국엔 돌이 다 나와야 나아진다고 ㅠ
물과 포카리를 엄청 마시며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니 이게 웬 고생인가 싶었다.
남편, 아이랑 같이 침대에 누워 휴일의 늦잠과 늘어짐을 맘껏 즐긴(?) 휴일.
아이는 아침부터 만나기로 한 동네 언니와 12시가 다 되어서야 만나서 놀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마당에서 바운서를 타다 분필, 물, 모래 등을 가지고 노는 사이 나는 썬룸에 앉아 책을 읽을 여유도 생겼다.
이제 아이들은 둘이 만나서 놀 때 어른의 통제와 감시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자랐다.
그저 적당한 날씨와 자연물만 있으면 알아서들 잘 노는 아이들 덕분에 나도 걱정 없이 예쁜 날씨와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아이는 언니랑 노는 게 좋다며 4시에 가야 하는 체조학원도 안 가겠다고 버틴다. 겨우 설득해서 5시가 넘어서 아이를 보내놓고 대통령 선거도 무사히 완료.
투표를 마치고 포카리를 더 사서 집에 오니 남편도 돌이 다 빠진 것 같다며 한순간에 나아졌다고 한다.
신기하네. 이렇데 한순간에 나아질 수 있다니!
천만다행으로 남편까지 투표를 잘 마치고 왔다.
황홀한 날씨,
마당에서 울려 퍼지는 아이들 웃음소리,
썬룸에서 즐기는 독서와 여유,
낮잠,
남편의 요로결석 극복까지.
진정한 휴일의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