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어김없이 새벽 5시 반 기상.
오늘만큼은 아침루틴을 건너뛰고서라도 새벽꽃시장에 가서 꽃을 한 아름 사 오고 싶었다. 사실은 몇 주 전부터 그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특히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작약을 왕창 사 오고 싶은 맘이 컸던 것 같다.
남편은 6시쯤 운동을 하러 나가고, 나는 계속 고민을 하던 찰나, 아이가 내 마음을 읽었는지 후다다닥 1층으로 뛰어 내려온다. 어쩐 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난 거지?? 내 품에 쏙 안긴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랑 꽃시장에 꽃 사러 갈까?“
“응....”
잠옷 차림에 잠바만 입혀서 고고~
6시 20분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차가 하나도 안 막혀서 도착하니 6시 50분.
휘리릭~ 매우 빠르게 꽃 사고 나오니 7시 10분.
“이 시간에 일어나서 엄마 따라오고 부지런하네~~~”
꽃시장에서 마주친 상인, 손님할 것 없이 내 아이를 보며 반갑게 맞아준다. 낯을 가리는 아이는 사람들이 말을 걸 때마다 내 옆에 딱 달라붙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면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싫진 않은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예쁜 꽃이 가득한 꽃시장에서 요기조기를 살펴보며 마음에 드는 꽃을 고르기도 한다.
“엄마 저건 무지개 꽃이야”
아이 말에 쳐다본 꽃은 진짜 무지개 색 거베라였다. 진짜 신기하네? 아이가 관심을 가지니까 요것도 사고, 내가 좋아하는 작약도 사고, 장미랑 마트리카리아도 샀다. 생각보다 싸서 놀란 아스틸베까지!
집에 오는 길에 빵집에 들러 아이 아침까지 먹이고 집에 왔는데도 8시였다.
와우:)
집에 있는 모든 화병을 다 꺼내서 아이랑 같이 꽃을 다 꽂고 나니 9시.
10분 만에 오늘 오전의 기쁨을 브런치에 적고 나니 이제 오전 일정 하러 나가기 전 씻어야 하는 시간.
아이와 함께 꽃으로 시작한 토요일, 정말 좋다.
아이가 더 어렸을 땐 같이 꽃꽂이하려면 내가 준비할 게 많았는데 어느덧 7세가 된 아이는 스스로 꽃을 잘라서 화병에 제법 잘 꽂는다. 너무 기특하네:)
아이랑 꽃시장 다녀오기도 가능하다니! 너무 뿌듯하다!!
이제 아이랑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많아지겠지? 기대가 되는 나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