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의견의 공유
회사에서 매달 한 번씩 독서 모임을 하고 있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나누며 감상을 공유하는 시간이라 의미가 깊다.
처음에 트레바리에서 독서 모임을 시작할 때는 같은 책을 읽고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같은 글을 읽고 조금 다른 정도가 아니라 극과 극의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제는 개개인의 경험과 생각이 서평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나는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다른 사람은 재미없게 읽었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허다하다는 사실을 아니까. 그건 그냥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저 우리 모두의 생각이 다를 뿐인 거니까.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며 산다면 그것 역시 재미없는 세상이 아닐까?
독서 모임은 서로 다른 생각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시간인 것 같다.
모두의 얼굴이 다른 것처럼, 개개인의 생각도 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그런 요소들이 개성이 되고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데 기여도 하는 거라고.
이번 독서 모임 책은 내가 고른 <내게 남은 스물 다섯 번의 계절>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판 “손석희” 정도 되는 언론인이었고, 은퇴 후 일에 빠져 살았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카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창조해 이 글을 썼다. 나는 수필인 줄 알았지만 소설이었던 이 책을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자연과 아빠, 가족의 소중함을 떠올렸다.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키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삶을 고민하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겠다는 다짐도 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디테일이 부족해서 별로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양이는 우유를 못 먹는데 카를이 고양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부분, 여유롭게 감자 농사를 지으며 금전적으로도 풍요로운 삶이 가능한 건지에 대한 의문까지. 작가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너무 판타지화시켰다는 부정적 의견을 듣고 나니 극과 극의 의견이 오갈 수 있는 독서 모임의 위대함이 다시금 와닿기도 했다.
독서 모임은 나와 다른 의견을 들어보고,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렇게 중요한 교훈을 얻은 6월의 모임도 잘 끝났다!
다음 달에는 추리소설을 읽는다.
제목부터 기대가 된다.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
독서 모임에서 처음 읽어보는 추리 소설이라 더 기대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