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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생일

12월 1일

by 프로성장러 김양

공교롭게도 <아빠, 안녕> 연재북 글을 올리기로 한 오늘이 아빠의 음력 생일이다. 죽은 사람의 생일은 어떻게 축하해줘야 하지? 살아있을 때는 생일, 죽은 다음에는 사망일을 기리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이런 일은 나도 처음이라....


“엄마, 우리 아빠 생일엔 뭐 해?”

엄마가 아빠를 모신 곳에 같이 다녀오자고 했다.


이제 아빠 생일이나 아빠가 생각나는 날에 할 수 있는 건 아빠의 살아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을 찾아보는 것뿐이다. 나는 작년에 아빠 사진을 꽤나 많이 찍어뒀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빠는 꽤 건강해 보였는데도 그랬다. 무의식 중에도 알 수 없는 예감이라는 게 있었던 걸까? 어쨌든 작년 아빠 생일은 아빠가 이 세상에서 보낸 마지막 생일이었고, 나는 그날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을 사진으로 남겨놨다는 사실에 감사한 기분이 든다.


원래는 아빠 생각을 거의 안 하면서 살았는데 아빠가 돌아가신 뒤에는 아빠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그렇게 아빠를 그리워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간다.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고, 지금, 현재를 충실히 살자고 다짐했는데도 조금만 더 잘해드릴걸, 하는 후회가 밀려올 때마다 마음이 여러 번 무너져 내린다.


불효자는 이렇게 후회하면서 또 웁니다....

아빠를 떠올리면 같이 생각나는 12월 1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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