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내 말을 믿게 만드는 마법
잘난 척하는 사람이 아닌 잘난 사람 되기
나는 1년 반 전, 같은 회사에서 부서를 옮겼다.
부서를 옮기면서 한 팀의 팀장이 됐다.
팀 간 이동도 잦지 않은 회사에서 부서 이동이라니!
우리 회사를 잘 아는 내 친구는 “온 우주가 도왔다”라고 말할 정도로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당연히 여러 말이 돌고 돌았다.
그중에는 내 귀에 들어오는 말도 있었다.
내가 전해 들었던 말 중에 제일 황당한 말은 바로 이거였다.
“통제하기 힘든 팀원이었대”
이 말을 했다는 사람, 이 말을 또 타인에게까지 전했다는 사람, 모두에게 어이가 없었다.
“여보, 회사에서 A가 B한테 이런 말을 했대. 이게 믿겨? A는 나한테 B를 욕했는데? B한테 가서 또 내 욕을 한 거야! 이게 말이 돼? 너무 기가 막혀"
내가 열변을 토하며 하소연을 하자 남편이 말했다.
“이제 여보도 팀장이잖아. 그 자리에 계속 있으려면 평판도 중요할걸?"
머리가 띵해졌다.
너무 맞는 말이라 잠깐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지금 그런 말이 듣고 싶겠어? 난 지금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거라고!!!”
남편에게 짜증을 냈지만 그 말이 계속 뇌리에 남아 나를 괴롭혔다.
내가 화를 낸 이유도 어찌 보면 그 말이 사실인걸 알지만 받아들이고 싶진 않은 마음 때문이었을 거다.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이 좀 더 객관적으로 다가왔다.
타인에 대한 원망이나 분노, 증오는 서서히 걷히고 어떡해야 좋은 평판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더 좋은 곳에 쓰고 싶었다. 기왕이면 생산적으로 말이다.
난생처음 팀장이 됐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나도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말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가리지 않고 모두의 요청에 최선을 다해 응답했다.
모르는 건 공부했고,
아는 것조차 깊게 파고들었다.
어느 순간 이게 진짜 내 일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야근을 하거나 집에 가져와 하면서도 직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싶었다.
동시에 내 업무와도 가까워지는 일이었다.
나는 어느 순간 완전한 예스맨이 됐다.
번아웃이 올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와 팀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선은 그을 수 있는 역량도 생겼다.
나와 팀이 도울 수 있는 일은 발 벗고 나섰지만 무례한 사람들에게는 예외를 두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팀이 정해 놓은 공식적인 업무 내“에서만 도움을 줬다.
굳이 내가 희생이라고 생각하는 영역까지 손을 뻗으려 하지 않았다.
무례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예의를 갖춰 선을 그어야 한다.
그들이 뭐라고 떠들던 그 말들이 허공에서 사라지거나 내 귀에 다시 들어오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열심히 일하면서 내 평판을 관리한다.
한 팀을 책임지는 팀장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하는 것 같다.
본부장, 그룹장, 사장, 점점 더 직위가 높아질수록 내 부하직원뿐 아니라 다른 팀의 장들과도 협의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팀장들이여, 최선을 다해 사내 평판을 관리하자!
내가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평판이 돌기 시작하면 회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내 말을 믿는다.
심지어 내가 사는 주식도 따라 사고, 내가 읽는 책도 읽고 싶어 한다.
그런 마법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
한 번 믿어보시라!
그때가 되면 눈엣가시였던 사람들을 욕하고 다닐 수 있다.
다들 내 말만 믿을 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꼭 남욕을 하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그러니 지금은 내 평판부터 잘 세우자!!
내 실력으로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자.
그러면 자연스레 타인의 인정과 좋은 평판이 따라온다.
그렇다면 사내정치는 어떨까?
물론 중요하다.
<너라는 브랜드를 마케팅하라>에서 이소라 님은 사내 정치가 곧 "협상 능력"이라는 말도 했다.
내가 사내에서 일도 잘하고, 윗사람, 아랫사람들 모두와 잘 지내면서 협상 능력까지 갖춘다면 이건 정말 베스트다.
하지만 가끔씩 정치라는 것이 "오로지 윗사람에게만 잘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사내 정치"라는 것이 쉽지 않게 다가온다. 일을 잘하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협상 능력도 좋은데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떡하면 좋을까?
그냥 묻고 따지지도 말고 내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다만 자신의 성과를 잘 기록하고, 모아놨다가 드러낼 기회가 있는 순간을 반드시 포착해서 잡자.
회사에서는 '내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윗사람이 알게 되는 것' 역시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평판은 나의 진심과 일과 타이밍과 상사의 인정, 이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질 때 따라온다.
조금 느리더라도 결국 그 평판이 내 길을 열어줄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