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과 충고를 멈췄다

나나 잘하지 모!

by 프로성장러 김양


나는 기본적으로 지금 이 시대에 우리나라에서 통하는 상식과 예의가 있고,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대화를 통해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생각이 다른 상대와 이야기할 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잘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진심을 다해 내 마음을 전달하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 과정 중에 내가 생각을 바꿀 수도 있고, 상대가 자신의 주장을 양보하거나 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젠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대가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상황에 따라 나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안다. (이유없이 싫은 사람은 없지만 어쨌든 싫은 사람에게까지 내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며 내 생각을 변화시키고 싶진 않을 때가 있으니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받아들였더니 삶이 더 수월하게 다가온다.

누군가가 타인의 조언과 충고로 변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일이다.

사람은 변할 수 있지만 변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있을 때에만 가능한 거니까.


그래서 이제 나는 나 자신에게만 집중한다.


내가 아는 상식과 예의를 지키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귀담아듣는다. 책에서 알려주는 것들을 행동에 옮기고자 노력하면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 중에 실수도 할 수 있고, 나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누군가 나로 인해 상처받았다고 하면 진심을 다해 사과할 거고, 감사한 일이 있으면 충분히 나누면서 “나나 잘하자”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살아나가고 있다. 이런 예의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마음먹고 나니 나와 내 가족의 삶의 질이 급상승했다. 쓸데없는 걱정과 스트레스가 조금씩 사라지고, 내 인생에서 안개가 걷힌 기분이랄까?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구나 하는 성취감과 가족이 주는 기쁨,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맘껏 누리면서 말이다.




오늘 아침엔 실컷 늦잠을 자고 나랑 비슷한 시간에 일어난 아이에게 천도복숭아와 감자볼을 만들어 주고, 얼마 전에 아이랑 남편이 심어놓은 루꼴라를 보러 마당에 나왔다.

루꼴라는 씨만 뿌려놓아도 잘 자란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일주일도 안 돼서 새싹이 이렇게나 자랐다니! 놀랍고 신기하고 빨리 컸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솟아오른다.


루꼴라가 쑥쑥 자라는 걸 계속 보고 싶다.

얼렁 따서 먹고 싶기도 하다.



열심히 브런치 글을 쓰는 사이 집 안에 있던 아이가 놀자며 마당으로 나온다. 내게 주어졌던 10분의 자유에 감사하며 이제 아이와 즐겁게 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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