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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방 Dec 16. 2020

201216

한 시집

사진 대신 글을 남긴다.


오늘의 비움, 시집 한 권

책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반 이상은 시집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한두 권씩 모았다. 어느 순간 책-특히 시집-을 사지 않게 됐고 다시 펼쳐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출판사별로 갖춰줘 있는 걸 보면 뿌듯해서 버리지도 못한다. 아침에 책꽂이를 재구성하는데, 한 칸에 책이 비좁게 찼다. 그 칸의 이름은 '기타 출판사'. 상대적으로 적게 가지고 있는 출판사 시집 칸이다. 너무 비좁은 까닭에 책이 휠 지경이라 우선 한 권을 비운다.


2008년 4월 2일 사인을 받았다. '열심히 쓰고 열심히 밥 먹고, 홧팅!'이라고 적혀 있다. 나는 글과 작가의 삶을 구분해서 받아들이려 하는데, 쉽지 않다. 최근 몇 년 들어 더 그렇다. 작가가 아닌 '시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몸에 시를 새기기 때문에 특히 어렵던가. 열성적이지는 않았어도 내가 호감을 가졌던 시인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건강한 어른이면 좋겠다.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내가 달라진 까닭인지, 다시 읽어본 시에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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