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오늘의 비움, 뭐가 담겨 있을지 모를 USB
USB 더미를 발견했다. 세 개 중 하나는 최근에 산 거라 잘 알고 있었고, 다른 두 개는 적어도 오 년은 더 전에 사용한 물건이다. 두 개 중 하나는 대학 시절 학생회에서 나눠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졸업 후 연신내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샀다. 어떤 기록이 담겨 있을까 기대했지만 누누이 정보를 읽는 데 실패했다. 네 번쯤 시도한 끝에 대학 시절 받은 USB를 인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 드라이브에 저장된 내용이었다. 나머지 하나는? 끝내 읽지 못해 결국 비운다. 목걸이로 차고 다닐 것도 아닌데, 잘 모를 정보들에 연연할 것도 아닌데, 마음만 상하지.
별개로 매년 사진이나 파일, 늘어나는 정보 때문에 골치다. 이걸 어디에 저장해둬야 좋을지 모르겠다. 구글과 네이버 드라이는 용량을 다 써버렸고, 매년 결제하기엔 아깝다. 외장하드를 사용하기에는 고장날까 무섭고.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나이를 먹는 만큼 무거워진다. 단순히 경험치가 아니라, 온갖 정보들을 짊어지느라 무겁다. 마냥 좋은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