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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방 Nov 06. 2020

201106

잡았다 요놈, 애니팡


오늘의 비움, 시간팡 애니팡

버리려던 건 아니다. 집에 가면 판도라 상자를 열어 온갖 물건을 끄집어내고 선별할 예정이었는데, 불현듯 가장 시급한 것이 휴대전화 안에 있음을 깨달았다. 노트북을 펼치고 글을 쓰겠노라 마음먹었다. 이때 PC카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전화를 받았고, 전화를 끊자마자 홀린 듯이 애니팡을 켰다. 그렇다. 애니팡은 재밌다. 별, 달, 미러볼 아이콘이 동시에 폭발하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더라. 분명히 노린 거다. 삼십 분이 지나 있었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시간 도둑과 친하게 지낼 수 없다고 결심한 찰나, 나는 스테이지 207에서 210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노라 생각했다. 어느새 211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밤새 게임을 했다. 메이플스토리, 프린세스 다이어리, 카트라이더를 하며 '컴퓨터 앞에서 먹는 밥맛'을 느껴버렸다. 한 게임을 몇 년 동안 하지는 못했고, 다양하게 하지도 않았다. 서든어택이나 롤을 하는 친구들이 뭔가 멋있어 보였는데, 내 취향은 아기자기한 것이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이거 버리면 글 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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