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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방 Nov 08. 2020

201108

텅장, 텅 빈 가계부


오늘의 비움, 한 개 같은 세 개의 가계부

나는 '무조건 저요 병'에 걸렸는지, 누가 우리 집에 열 개쯤 있는 텀블러를-심지어 대학 로고가 박혀 있는 평이한 디자인의- 꺼내 들었을 때도 저요! 소장가치 없는 수년 전의 잡지를 꺼내 들었을 때도 저요! 심지어 학원에서 나눠줄 듯한 펜에도 저요! 를 외치고 만다. 이 가계부 역시 저요! 의 영향이다. 왜 세 개씩이나 쟁여뒀을까. 일 년 전 회사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것으로, 레퍼런스 겸 사둔 것이다. 회사는 결국 가계부를 만들지 못했고 나도 이 가계부를 펼치지 않았다.

가계부가 있으면 어떻게든 돈을 알뜰살뜰 쓰게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마음 없이 준비물만 갖춘다고 해서 다가 아니더라. '무조건 저요 병'만큼이나 '어떻게든'으로 여기는 마음도 경계해야겠다.

생각난 김에 몇 년 전 설치한 가계부 앱을 열어봐야겠다. 얼마나 엉망진창일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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