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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방 Dec 04. 2020

201204

대대대대댄스 땐싱슈우즈


오늘의 비움, 댄싱슈즈

유워너 대대대대댄스 겟챠 땐싱슈우즈. AJ 아니 이기광은 야광 신발을 신고 무대를 누볐고, 나는 이 구두를 신고 홀을 누볐다. 2년 전, 춤바람이 들었다 나간 적 있다. 몹시 신나게 놀고 싶은데 갈 데가 없었다. 막 스무 살 된 들과 마주하면 현타가 올 것 같아, 작디작은 곳들로 나돌았다. 클럽이라 하기엔 부족하고, 펍이라고 하기에는 과한 곳들이었다.      


구두는 신고 싶은데 죄다 불편할 것들뿐이라, 비교적 편해 보이는 이 구두를 자주 신었다. 사실 일하면서 외부 사람과 만날 때 적당히 신으려고 사놓은 것이다. 일하는 대신 노는 데 쓰다니 보람차다. 역시나 앞코가 뾰족해서 발가락이 금방 아팠지만 샌들 형식이라 적당히 구겨 신으면 됐다. 아무튼, 나의 이 댄싱슈즈는 지하와 지상을 가리지 않고, 밤과 새벽을 가리지 않고 나와 함께해주었다. 택시가 잘 잡히지 않거나 술에서 깨야 할 때는 집까지 걸어가 주기도 했다. 터덜터덜. 너덜너덜. 발볼이 좁은 데다가 제정신도 아니라, 바닥에 발톱으로 긁힌 자국이 상당하다. 발톱의 힘으로 걸어 다녔나 싶다.      


다시 한번 춤바람이 나기에는 몸도 구두도 따라주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댄싱슈즈를 구하면, 또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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