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신으려고 신문지를 구겨 넣어놨다, 그런데 언제 넣어놨는지, 심지어 언제 샀는지도 기억 안 난다. 신발장 구석에 처박혀 있었던지라 오늘에야 비운다.
2016년 검은색 아디다스 단화를 샀다. 대표님한테 새 신을 샀다고 자랑한 기억이 난다. 다음날 그걸 신고 취재를 갔는데, 하필 비 오는 날의 운동장이었어서 엉망진창이 됐다. 내게 새 신발의 운명은 늘 이랬다. 이 파란색 단화를 신고서도 곧 취재 현장에서 더럽히고 돌아왔다. '막 신어야지!' 하는 마음은 없는데, 뭐랄까, 무관심과 간소한 운동화가 가져다주는 전개였달까.
TPO에 맞게 신발을 신고 싶었다. 사실 신발 가짓수에 대한 욕심이기도 하고, 솔직하게는 어떤 날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신발이 필요할지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여러 켤레를 돌려 신으면 오히려 오래 신는다던데. 뭐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