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아, 내게 힘을 주렴

내 옷이 바로 또 다른 나!'My strongest suit'

by 소뎡

모니터만 나를 하루 종일 바라보는 날이 아닌 평소와는 다르게 더 멋져 보이고 싶은 날이 있다.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거나 데이트가 있는 날 그런 날. 혹은 너무나도 바쁜 하루가 예상되는 날, 문득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못나보여 더 우울해지지 않도록, 나를 꾸미고 싶은 바로 그런 날말이다.

그날의 아침, 씻고 나와 화장대 앞에 틀어두는 넘버가 있다. 제목부터 옷의 힘이 빵빵하게 들어간 'My Strongest Suit'다.


뮤지컬<아이다> My Strongest Suit - 정선아


평범한 의상을 입느니 맥주통을 입겠다며, '내 드레스가 바로 또 다른 나'라며 고음을 끌어올려주는 선아 언니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머리를 감으면서 느꼈던 귀찮음은 떨쳐지고 주말에 사둔 원피스를 꺼내 입으며 섬세한 붓터치로 화장을 시작한다.



드레스가 바로 또 다른 나!


'My Strongest Suit'는 뮤지컬<아이다>에 등장하는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의 대표적인 넘버다. 넘버 자체로만 본다면 보이는 게 전부라며 겉모습을 꾸미는 것에만 집중하는 그녀가 철없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꾸미는 진짜 이유는 따로있다. 사랑하는 약혼자 라다메스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불안감 때문에 암네리스는 그에게 사랑받고자 자신을 꾸미는데 온 힘을 다한다.


그런 그녀의 노력은 라다메스에겐 먹히지 않았지만 이집트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먹혔다. 그녀는 입는 옷마다 유행을 시키며 이집트 패션계를 주름잡는다. 거기에 영상 후반부에 볼 수 있는 패션쇼 장면에선 5kg에 달하는 고양이 모자를 쓰고 나오는데, 그런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이 정도 열정을 가진 사람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든다.




이러한 믿음에 보답하듯 파라오(왕비)가 된 암네리스는 걸 크러쉬를 내뿜으며, 전쟁 속에서 피어난 아이다와 라다메스에 사랑에 현명한 형벌을 내린다.


때문에 사랑의 두 주인공보단, 사랑으로 성숙해진 암네리스에게 더욱더 매료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사랑으로 성장하고 자신이 키워온 사랑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는 빛나는 결말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뮤지컬<아이다> My Strongest Suit - 아이비


주말이 가고 모니터만 나를 바라보는 월요일이 다가오고 있다. 축축 쳐지기만 하는 아침 'My Strongest Suit'를 들으며 스스로에게 최고의 모습을 선물해 기분 좋은 하루, 아니 한 주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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