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시간이 되어가고 있네요. 오늘도 꼬박 뜬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걱정거리나 어떠한 별일이 있는 건 아니고요. 예전에 한창 네이버 지식인에 답글을 쓰던 게 생각나서 요며칠 지식창 속에 갇혀 살고 있었어요.
엑스퍼트가 되고 싶지만 제가 딱히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서 그저 게임 레벨 올리듯 등급 올리기에 욕심을 내고 있어요. 현재 영웅 등급인데 곧 지존이 될 것 같아요.(채택 없이 먹튀는 싫어요!!)
전 주로 글쓰기, 화법, 정신과 그리고 사람관계에 대해 답글을 달고 있어요. 그런데 새삼 오늘 또 한 번 조금 속상하고 안타까운 글을 마주했습니다.
동네에 있는 정신과 초진 다녀왔어요 고1입니다. 정말 큰 용기 내서 간 건데 정말 실망했어요. 얼렁뚱땅 진단을 내려주시더라고요. 보통 상담만 진행하면 10분은 최소 넘겨서 진행하신다던데 그 외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은 채 말 몇 마디만 나누고 약 처방해 주셨어요. 자해 유무도 안 물으시더라고요. 이런 경우가 흔한가요? 정말 실망스러워요.
대략 이런 내용의 글이었는데요. 정신과 진료의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진료방식이나 정신과 분야에 대한 혜택은 너무도 부족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첫 정신과 방문일이 기억나네요.
"잠은 잡니까?, 술은 마셔요?, 담배는요?, 기분이 우울하단 말씀이시죠?"
의사는 대략 포괄적인 질문만 몇 마디 던져주곤 약 처방과 함께 다음 예약을 잡아주었죠. 저는 제 마음에 생긴 상처가 정말 제가 아파하고 견디기 힘들어할 만큼의 상처인지, 또 약물치료가 필요하면 어떤 약물을 어떻게 왜 복용해야 하는지, 나의 내면에 자리 잡은 상처의 원인이 무엇인지 의사 선생님과 함께 찾고 싶었는데.. 아니 병원에 가면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게 아니었어요.
동네병원, 시내병원, 대학병원, 전문병원 떠돌아다니며 13년 간 치료받은 결론은 그거예요.
❝ 내 마음의 병을 낫게 해 줄 의사는 자신뿐이다 ❞
병원 의사는 많은 환자들을 수용해 내느라 환자가 떠드는 몇 마디 말들을 전산 속에 타이핑하기 급급할 뿐이죠.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작정 병원과 의사 그리고 약에 의지하기보단 나의 내면을 밝히는데 조금 더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절대 쉽지 않은 일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아요. 하지만 어찌 됐건 숨 쉬는 동안 나는 살아야 하니까 내 살길은 내가 스스로 찾아야죠.
푹 퍼지고 싶을 땐 퍼지세요. 무덤 속도 땅끝으로의 여행도 다녀오세요. 억지로 나를 변화시키려 하지 마세요. 나 스스로 조급해하면 죽도밥도 되지 않아요. 망가지길 두려워말고 나를 내버려 두면 차츰차츰 내 안에 숨겨진 나 스스로가 외면하려 했던 내 상처가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그럼 천천히 아주 조금씩 내 눈에 못난 나의 모습마저도 인정하고 다독여주세요. 그럼 조금씩 호전되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٩(๑•̀o•́๑)و 퐛팅하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