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흥화동산에서

by 김성수



바람을 본 사람은 없지만

바람을 보지 못한 사람도 없다.

대기가 움직이면 바람이고

가만 있으면 바람도 없는 것이다.


삶을 아는 사람은 없지만

삶을 모르는 사람도 없다.

삶이라고 생각하면 삶이고

아니라고 생각하면 삶도 없는 것이다.


삶이란 살고 싶은

한 바탕 바람일 뿐이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봐야

지나가면 그 뿐이다.


어제 불던 바람

오늘 부는 바람

내일 불 바람들도

사람들의 바람처럼 잘 기억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거들랑

백 년을 바둥대지 말고

태풍으로 살았으면 태풍으로

미풍으로 살았으면 미풍으로

바람 같이 살았으니

바람 따라 그렇게 갈 일이다.


20.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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