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있는 국민이 됩시다.
근래 집단지성이란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 집단에서 지성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그럴 수 있다면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知性이란 고도의 도덕적 사유와 지식을 갖춘 인격체를 말하는 것이라면 ‘지성집단’이라면 몰라도 ’집단지성‘이란 쉽게 할 말이 아닌 것 같다. 말대로라면 우리 국민 다수가 지성인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 현실을 보면 그럴 것 같지 않다. 전통적인 윤리 도덕이 무너지고, 물신주의와 개인주의가 정당화 되고, 소득과 신분이 고착되고, 지역감정과 진영논리가 판치는 우리 사회에서 집단지성이 가능한 말일까?
우리는 선진국을 자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한 것처럼 호언하지만 지금 우리의 실정을 보면 공감하기 어렵다. 우선 우리의 정치판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지러운 정치판의 책임을 늘 정치인들에게 돌리기 마련이지만 그런 정치꾼들을 뽑은 것이 국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난장판 정치가 이어지는 것은 그럴 만한 풍토와 조건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유권자의 수준이 갖추어져 있다면 애초에 그런 정객들이 정계에 발을 들일 수 없거니와 그런 난장을 벌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유권자들은 정치꾼들을 매도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먼저 반성해야 옳다. 토양과 작물처럼 국민수준과 정치수준이 다르기 어렵다. 북한이나 중국의 말도 안 되는 정치는 국민의 수준이 그렇게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우리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소신과 긍지는 좋지만 현실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허장성세에 불과하다. 우리는 높은 교육열을 자부하지만 대학진학율이 세계적이라서 집단지성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한다는 교육이 직업교육과 경쟁하는 수단만 가르친다면 어떻게 집단지성이 가능하겠는가? 이기주의와 신자유주의로 남을 배려하지 못고, 공공의 질서와 행복을 존중하지 않고, 창의적인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면 지성인이라고 할 수 없다. 전 국민이 지성인이 될 수도 없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다. 정상적인 지각을 갖추고 상식적인 사고만 하더라도 민주사회를 이루기에 충분하다. 지각이란 감각, 양심, 상식, 합리적인 사고를 포함한다. 이것만 갖춘다면 구태여 지성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성은커녕 상식적인 지각마저도 부족한 것 같다.
누구든지 법과 자유를 동시에 보장하겠다는 말은 거짓이다. 본질적으로 법은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법의 집행이 공정하지 않다면 절대악법이다. 더 무서운 일은 법치주의와 독재정치는 항상 공생한다는 것이다. 살벌한 법치주의 뒤에서는 공포의 독재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전 정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짓은 자신의 무책임과 무능의 선언과 다르지 않다. 전 정부의 실정을 고치겠다고 정권을 잡았으므로 모든 책임은 당연히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 전 정권의 과오는 이미 유권자가 심판한 것이고, 그 과오는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
집권을 보복의 기회로 삼는 것은 사적인 원한으로 나라를 망치는 졸렬한 행위이다. 정적을 포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통치와 승자의 자격이 있다.
정치가가 정직할 수는 없더라도 거짓말을 밥먹듯하면 안 된다. 거짓의 정치는 불의가 정의를 이기려는 것이다. 기회주의와 갈라치기, 포퓰리즘에 열중하면 나라는 희망이 없다.
정치는 고도의 통치수단이다. 그럴 국정철학과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서 권력을 남용한다면 자신은 물론 나라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궁지에 몰려있는 북한을 적대, 자극하는 짓은 어리석은 전쟁유발 행위이다. 더구나 외세에 의지하여 힘의 자유를 내세운다면 자해행위이다. 남북분단의 비극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유를 불문하고 북한과 전쟁을 벌이면 이겨도, 져도 진 것이다. 지면 공산사회요, 이겨도 핵으로 초토화된 국토만 남을 것이다. 비록 뾰족한 대안은 찾기 어렵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은 손해라는 지각이 있어야 한다. 지각 없는 국민의 인기에 영합한다면 나라는 위험해진다.
우리는 전 정부에 대한 염증으로 지금의 실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집단이성은커녕 비이성적이고, 몰지각한 상태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국내외적인 위기상황에 대응은커녕 역주행을 하는 현 정권의 실상을 바로 보지 못한다면 국민은 기만을 당하고, 나라의 파멸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국민은 위기의식을 가지고 저들의 기만정치를 똑바로 주시해야 한다. 정치꾼들이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면 국민이라도 냉철한 지각으로 국민이 깨어있음을 알려야 한다. 국내외로 위기국면이 분명한 지금 팔짱끼고 한가하게 탄식만 하고 있다면 소를 훔쳐가는 도둑을 눈 뜨고 구경만하는 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