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주가
將進酒
李白
이 시는 7자를 바탕으로 한 古詩입니다. 동시에 노래하는 악부(樂府)로서 건배를 외치는 권주가로 딱 들어맞는 시입니다. 장진주란 제목이 곧 술잔을 권하는 권주가라는 뜻입니다. 將은 請, 술을 권하다. 대궐에서 쫒겨나 천하유람할 때의 작품입니다. 月下獨酌(월하독작)과 더불어 풍류 넘치는 酒黨歌(주당가)의 걸작이라고 할 것입니다.
君不見黃황河하之지水수天천上상來래 그대는 보지못했는가? 황하가 하늘에서 내려와
奔분流류到도海해不불復부回회 바다로 흘러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함을.
君不見高고堂당明명鏡경悲비白백髮발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규중 거울에 비친 백발이
朝조如여靑청絲사暮모成성雪설 아침에 흑발이었다가 저녁에는 백발이 되는 슬픔을-
人인生생得득意의須수盡진歡환 인생에 좋은 일 있으면 마음껏 기쁨을 누려야지,
莫막使사金금樽준空공對대月월 황금술단지를 헛되이 달 구경하게 놔두지 말지니-
天천生생我아材재必필有유用용 하늘이 나를 세상에 냈음은 반드시 쓸모가 있었을 터,
千천金금散산盡진還환復부來래 천금을 흩어써도 다시 돌아오는 법이라.
烹팽羊양宰재牛우且차爲위樂락 양을 삶고, 소를 잡아 실컷 마실지어다.
會회須수一일飮음三삼百백盃배 모름지기 한번 마시면 삼백 배는 해야 주당이지.
君不見黃河之水天上來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하다가 아니라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라는 의문문이다. 의문문을 만들기 위하여 7언시에 君不見을 덧붙인 변형. 黃河之水 황하의 물. 天上來 하늘에서 내려와. 황하는 서역 설산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하늘이라 했다. 물론 한시 특유의 과장입니다.
奔流到海不復回
奔 맹렬하게 몰려가다. 流 강물이 흘러가다. 황하의 급류. 到海 바다에 이르다. 不復回 다시 돌아오지 않다. 앞에 ‘君不見’이 있으므로 의문문으로 옮겨야 합니다. 황하가 바다로 가서 돌아오지 않음은 인생이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음을 비유한 장면입니다. 그리고 黃河奔流를 통해서 황하의 급류처럼 통쾌하게 마시는 술과 같은 이미지를 노렸을 것입니다.
君不見高堂明鏡悲白髮
君不見은 앞과 같습니다. 高堂 지체가 높은 화려한 집. 규중이라고 옮겼습니다. 明鏡 잘 보이는 좋은 거울. 悲白髮 백발을 서러워하다. 아무리 지체가 높아도 늙어지는 자연의 순리를 어길 수 없음을 슬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悲를 뒤로 돌려 옮기는 것이 우리 시로 더 좋아보입니다.
朝如靑絲暮成雪
朝 아침. 如靑絲 푸른 실과 같다. 검정을 더 강조해서 검푸르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검은 머리이므로 ‘흑발’이라고 옮겼습니다. 暮 저녁. 成雪 눈이 되다, 머리가 하얗게 쇠다. 백발은 강물과 같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상징물입니다. 앞구의 悲를 여기에 옮겨붙였습니다.
人生得意須盡歡
得意 뜻을 이루다. 성공. 좋은 일. 須 반드시. 모름지기. 盡歡 기쁨을 다하다, 실컷 누리다. 기쁜 일이 있으면 남김없이 실컷 즐기고 누려라.
莫使金樽空對月
莫使 하지 말라. 金樽 좋은 술을 담은 술단지. 空 헛되이. 對月 술동이가 달에 헛되이 맞서있다는 말은 술을 앞에 놓아두고 마시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天生我材必有用
天生 하늘이 낳다, 내다. 我材 나와 같은 인재. 材는 나에 포함되므로 따로 번역할 필요가 없습니다. 必有用 반드시 쓸모가 있다. 자부심, 존재감을 가지고 거침없이 술과 인생을 즐겨라.
千金散盡還復來
千金 많은 재물, 돈. 散盡 재물을 소비하다. 還 돌아오다. 復來 다시 오다. 재물이란 써야 다시 돌아오는 법이라는 향락주의, 쾌락주의. 술꾼이란 대개 그런 사람들입니다.
烹羊宰牛且爲樂
烹羊 양을 삶다, 잡다. 宰牛 소를 잡아 안주를 삼다. 且 그리고, 또. 의지, 미래형으로 반영시키는 정도가 좋을 것입니다. 爲樂 즐거움을 누리다, 마음껏 먹고 마시자.
會須一飮三百盃
會 해야한다, 할 것이다. 다짐하는 말. 須 반드시 一飮 한번 마음껏 마시다. 三百盃 삼백배. 남아가 술을 한번 마신다면 이 정도는 마셔야 한다는 호기입니다.
다음에 이어지지만 작품이 길어 일부는 생략하고 나머지 좋은 부분은 간략히 번역하는 것으로 줄이겠습니다.
중략
古來聖賢皆寂寞 옛 성현들은 모두 잊혀졌어도
惟有飮者留其名 오직 술꾼들은 그 이름을 남겼도다.
중략
主人何爲言少錢 주인은 어찌 돈 없다고 하는가?
徑須沽取對君酌 서둘러 술을 사와 우리 술잔을 기울여보세.
五花馬 千金裘 좋은 말, 비싼 갖옷들
呼兒將出換美酒 아이 시켜 맛좋은 술과 바꾸어 오소.
與爾同銷萬古愁 그대와 더불어 만고근심을 녹여보세나.
성인은 잊혀졌어도 술꾼은 이름을 남겼다는 호기입니다. 온갖 보물을 다 팔아 술을 사오라, 술로써 만고의 근심을 녹여 없애자는 호기는 주당의 권주가로 절창입니다. 우리의 권주가인 정철의 장진주사는 얌전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