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휘일기

신사[紳士]

3.14

by Benjamin Coffee

[신ː사]


[명사]

1. 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이 있으며 예의 바른 남자.

; 중년 신사


2. 보통 남자를 대접하여 이르는 말.

; 신사 네 명과 숙녀 세 명이 가고 있다.




골목에서 신사가 내려온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구두에 울퉁불퉁한 바람이 불고

칼주름이 잡힌 바지.

목 때가 적은 와이셔츠,

촌스럽지만 여전히 빛이 나는 넥타이,

구멍 하나 없는 도톰한 양말,

소매가 얇게 넓은 코트,

자신의 옷 중에서 가장 새 옷을 입은

신사의 환한 주름살이,

골목을 내려간다.


- 박형준, <휘파람> 중




그리 오래지는 않은 아주 먼 옛날에 누군가 나를 보고는 "빈대떡 신사 같다"고 이죽거렸다.


검은색 반팔 티셔츠에다가, 그 위에는 구겨진 파란색 린넨 자켓을 입고서 이른 저녁 술을 마시기로 약속해둔 여의도 모처의 돼지고기 집에서였다.


빈대떡 신사가 뭔지도 몰라 "으허허" 웃어 넘겼는데,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지"의 그 놈팽이일 줄이야.


아래는 고(故) 한복남 씨의 노래 '빈대떡 신사'의 일부.


양복입은 신사

요리집 문앞에서 매를 맞는데

왜 맞을까 왜맞을까 원인은 한가지 돈이 없어

들어갈 땐 폼을 내어 들어 가더니

나올적엔 돈이 없어 쩔쩔매다가

뒷문으로 살금살금 도망치다가

매를 맞누나 매를 맞누나

으하하하 우습다 이히히히 우습다

하하하하 우습다 호호호호 우습다

으하하하 하하하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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