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휘일기

짐작하다[斟酌--]

6.6

by Benjamin Coffee

[짐자카다]


[동사]

「…을,-음을,-ㄴ지를,…을 …으로,…으로,-고」

사정이나 형편 따위를 어림잡아 헤아리다. ≒침량하다.

;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사건의 진상을 거의 짐작할 수 있었다.




어두워진 뒤부터 울기 시작했다면 이미 밝혀놓은 불을 끌 겨를은 없었을 테니까 실내가 그처럼 어둑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세희가 벌써 오래 전부터 그렇게 울고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쩌면 내게 빨리 와달라고 전화를 하자마자 그렇게 앉아서 울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나는 곧바로 세희를 안아주지 못했다. 우선 세찬 기세로 부엌 들창을 향해 검은 김을 내뿜고 있던 주전자의 불을 꺼야만 했고 아래로 길게 늘어진 수화기를 통로 옆 거실 쪽 벽에 붙은 전화기에 올려놓아야만 했다.


-김연수 <그건 새였을까, 네즈미> 중




짐작 없는 공감이란 불가능하다. 짐작하지 않는 관심은 무관심의 변명일 뿐이다. 누군가, 무엇인가를 세세하고 집요하게 관찰하며 매번 상대를 헤아리는 것,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그러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마음가짐이야말로 한없이 투명한 사랑의 한 방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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