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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연차다.
라는 문장으로 이번 글을 끝맺을 생각이다.
이 문장을 굳이 맨 첨에 쓴 것은 일종의 양심 때문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 내일도 평소와 다르지 않은 것처럼 글을 자연스레 시작하기에는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이게 문제다.
입이 간질간질하다. 나만 알고 있는 사실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쉽지 않다. 서프라이즈로 무언가를 도모하기도 글렀다.
그것이 남의 치부에 관한 이야기라면 온 힘을 다해 부여잡겠지만 내 이야기에 대해서라면 굳이 숨길 이유가 있나 싶다.
너무 배가 부르다.
아무생각 없이 글을 쓰긴 하지만, 그래도 첫 문장을 뭐로 시작할지는 고민이 많다.
오늘은 배가 부르다, 라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저녁으로는 전을 먹었다. 오랜만에 전주전집에 갔다. 두 명이서 모둠전을 먹었다. 2~4인용이라고 분명히 적혀있긴 했지만 놀랍게도 이게 그나마 제일 싼 축에 속했다.
배가 부르다. 배가 불러 죽겠다. 적지 않게 남겼지만 너무 배부르다.
그러고 보면 미련한 것도 나의 특징 중 하나다.
오늘은 유달리 미련하게 전을 많이 집어 먹었다.
왜냐하면 내일은 연차이기 때문이다.
마무리 문장을 맨 처음에 예고해버렸으니 마무리가 마무리 같지 않게 됐다.
시시하다 참.
그래도 오늘은 배가 부르다, 보다는 내일은 연차다, 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한다.
내일과 모레는 중고등학교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올 예정이다. 토요일에는 청첩모임이다. 친구 중 한 명이 결혼을 하는데 장소가 마땅찮아 내 집을 빌린 것이다.
그리 달갑지는 않다. 이렇게 쓸 수 있는 것은 그들 중 누구도 이 브런치의 존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적당히 먹이고 보내야겠다.
22시 30분 ~ 22시 40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