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끝에 붙은 ㅎ 하나와 ㅎㅎ의 차이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를테면
고생했어 ㅎ
와
고생했어 ㅎㅎ
의 차이는 얼마나 큰가.
4명 중 3명은 이 민감함에 동의했다.
ㅎ 하나에서는 사소한 불만의 표현이 드러나지만,
ㅎ이 두 개 이상 들어가는 문장에서는 상대에 대한 불만이 묻어나지 않는다.
물론 전적으로 이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누군가 말 끝에 ㅎ 하나만을 붙인 문자를 보낸다면
한동안 끙끙 앓기도 한다.
내가 그 사람의 심경을 건드린 것이 있는가, 하는.
이 긴장이 풀리는 순간 또한 가볍다.
같은 사람이 ㅎ을 2개 이상 쓰면 그만이다. 불안은 씻은 듯 사라진다.
같은 자리에 있던 누군가는
이건 단순히 적응의 문제라고 했다.
이 사람이 ㅎ 하나만을 쓰는 것이 습관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다르다. 'ㅎ'은 'ㅎ' 자체다. 누가 쓰든간에 ㅎ이 하나만 적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좋게 말하면 언어에 천착한다는 방증이다.
국문과로서는 자화자찬인데, 인간적으로는 자아비판이겠다.
이런 미묘한 뉘앙스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고찰이 필요하다.
느낌표 하나를 쓰느냐, 느낌표 두 개를 쓰느냐는 전혀 다른 뉘앙스다.
느낌표 하나가 매듭이라면, 느낌표 두 개는 이어짐이다.
물결에 이은 느낌표는 또 다르다.
하나보다는 두 개에 가깝지만 보다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다.
ㅋ도 마찬가지다.
ㅋ은 비아냥이다. ㅋㅋ 또는 ㅋㅋㅋ는 최소한의 인사치레이며, 그 이상의 ㅋ은 가벼운 진심이다.
따져보면 ㅎ보다는 ㅋ이 낫다.
ㅋ은 나를 무시하는 거고
ㅎ은 나에 대한 기대를 않는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책임을 나에게서부터 찾는 나로서는
ㅎ, 보다는 ㅋ이 맘 편하다.
22시 25분 ~ 22시 35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