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금주일기 2

4.14

by Benjamin Coffee

이 두렵다. 글을 써야겠다.


"재미없게 살기로 했다."

세 번째 막이 올랐다. 반쯤 지친 배우들은 하나같이 벚꽃을 닮아있다. 분장 아래로 금세 땀이 차오른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홈플러스에서 '하디 빈 53 쉬라즈'를 샀다. 30% 할인. '진로와인', '오스카'따위를 제외하고 제일 저렴했다. 4천700얼마. 고작 1천원 정도 비쌀 뿐인 다른 종류의 와인도 많았음에도 굳이 이걸 산 건 전적으로 내 지갑에 있던 5만원권 때문이었다. 거스름돈 받을 때 그래도 5천원짜리가 나으니까. 동전이야 저금통에 쑤셔넣으면 그만이다.


홀짝홀짝 S는 술을 마셨다. "으, 맛없어"라고 말하며 술잔을 후루룩 비우는 S는 나와 닮았다. 것보단 내가 S를 닮은 걸까.


S는 "한 방울만" 담은 술잔을 세 잔 정도 비웠고 나머지는 나의 차지였다. 역시나 생각보다 많이 마시지 못했다.


"와인도 취한다 이거."

S가 말했다. 마지막으로.



운동을 막 하려는데(결코 핑계가 아니다) 건과 급벙개가 잡혔다. 오랜만에 간 그곳은 여전했지만 메뉴는 낯설었다.


'사민주의의 주스' 500ml 2잔을 마셨다. 안주로는 감자튀김을 시켰다. 새우깡을 시키려했으나 시키지 못했다. 단품메뉴이기 때문에 다른 걸 먼저 시켜야 한다는 종업원의 설명. 원래는 안 그러지 않았냐고 따지자 정책이 바뀌었단다. 알바는 죄가 없다. 미안해 하는 표정이 안쓰러웠다.


오늘도 얻어먹었다. 꿈나무의 업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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