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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jamin Coffee Dec 18. 2019

이젠

12.18

모두의 이름이 된 박준을 간만에 꺼내들었다.


봄을 반기며 마셨고 여름 더위를 식히자고 마셨고 가을이면 서늘하다고 마셨고 겨울이면 적막하다고 마셨다.(낮술)


배추는 먼저 올려보냈어.

겨울 지나면 너 한번 내려와라.

내가 줄 것은 없고

만나면 한번 안아줄게.(해남에서 온 편지)


점심시간에 반주로 시작한 것이 저녁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고 눈이 오는 날에는 혜화동에서부터 성북동까지 걸어가 술을 마셨다. 저녁 약속이 있어 시간이 여의치 않은 날에는 지금은 철거된 혜화고가차도 밑의 공터, 전복이나 해삼을 썰어 파는 포장마차에서 각자 소주 한 병씩만 마신다는 약속을 하고 마셨다. 물론 약속을 어기는 때가 더 많았다.(소설가 김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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