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enhagen/ Denmark
MAERSK는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지만, 1904년 설립 이후 전 세계 130여 개 국가에 사무실을 두고, 약 7만 명 정도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복합기업으로, 주요 사업 영역인 물류 운수 에너지산업에서는 전 세계적인 Leading Company입니다.
MAERSK 본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데 필자가 석사 졸업논문 프로젝트를 덴마크 제약회사와 함께 진행을 하면서 진정한 워라밸은 무엇인가를 몸소 느낀 바 있기 때문에 북유럽에서 꼭 한번 근무하리라 다짐했던 터라 해당 회사에 지원을 했습니다.
참고로 덴마크는 금요일 오후 2시 반이 넘어가니 전체 회사 건물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퇴근을 해서 한산해집니다. 당시 필자가 오후 3시 이후에 퇴근을 하면서 보니, 주차장의 차가 한 대도 없었습니다. 오후 3시에 퇴근하면서도 왠지 야근을 한듯한 이상한 기분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필자가 해당 포지션을 3월 말 즈음에 지원했는데, 4월 중순쯤에 메일 하나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참 예상치 못한 엄청난 복병이었구나 라고 다시 한번 그 파급력을 느끼며 해당 포지션은 서서히 기억에서 잊혀져 갔습니다. 그리고 한 달여 후 아마존과의 최종 연봉 협상을 위한 나름의 전략을 열심히 세우고 있을 무렵 다시금 Maersk로부터 메일을 받게 됩니다.
내용인즉, 채용 절차의 다음 단계인 Cognitive Ability exercise와 Behaviroal Assessment의 invitation이었습니다. 아마존으로의 이직이 어느 정도 구체화된 시점에서 다시 시험을 치르는 것부터 시작하는 수고를 해야 할까 싶었지만, 기왕 주어진 기회이니 훗날을 위해서라도 시험 정도는 해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 큰 준비 과정 없이 진행하였습니다.
보통의 경우 Cognitive test를 치르고 1주일 이내에 지원자의 application과 시험 결과를 종합하여 판단하고, 이후의 채용 절차를 추가적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여부를 메일로 통보해 주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필자가 금요일에 테스트 요청 메일을 받고 그 주말에 테스트를 치르고, 차주 월요일에 바로 리크루터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돌아오는 금요일에 Hiring Manager와의 인터뷰를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1주일 만에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아하니,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채용이 늦춰진 점과 더불어 Hiring Manager가 해당 포지션에 대해 채용을 서두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Hiring manager와의 인터뷰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마치 탁구 시합의 결승전과 같은 속도의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습니다. 이런 속도와 방식의 인터뷰는 썩 바람직한 인터뷰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상호 간의 인터뷰를 통한 교감도 어려울뿐더러 정보 교환의 목적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Hiring manager의 준비된 질문이 다 끝나고도 시간이 좀 남아서 필자의 질문으로 채워졌습니다.
한 줄로 인터뷰에 대한 후기를 정리하자면 "처음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대로 다 한 인터뷰"입니다. 즉, 미리 짜여진 정답의 인터뷰 답변 대신에 그 순간순간 떠오르는 필자의 생각을 여과 없이 그대로 답변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머릿속에 더 적절한 답변들이 떠오르며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순발력 있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인터뷰도 좋았지만, 답변이 조금 미흡했던 질문들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브레인스토밍을 해둬야겠습니다.
아울러, 이미 최종 합격한 회사가 생기면 그 이후의 인터뷰들은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엄청 떨어나게 떨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인터뷰를 준비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인터뷰 중간에 본인 어필에 대한 적극성도 이전 같지 않습니다. 보험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본인도 모르게 간절함이 줄어드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