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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Jul 09. 2020

유럽에서 쉽고 빠르게 집 구하는 방법

구글지도는 사랑입니다


Luxembourg



해외에서 집을 구하는 일은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고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필자의 경우 독일에서 교환학생으로 머물 때는 학교의 기숙사를 정부에서 지원해 주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쾌적한 기숙사에서 생활했었고, 스페인 석사 과정 때에는 개인적으로 1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거실, 부엌, 욕실을 쉐어하는 생활을 했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싱글로 생활할 경우 주거비용을 절약하고자 대부분의 경우 2~4명이 함께 집을 쉐어하는 형태가 일반적입니다.


필자가 밀라노로 가족과 함께 이주를 하였을 때는 처음으로 온전히 집 한 채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사하는 것과 비슷하게 집을 알아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언어도 통하지 않고 혹시라도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걱정도 많이 했었습니다.


지난 며칠간 룩셈부르크에서 가서 필자가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왔는데, 그 과정과 간략하게 알아두면 좋을 포인트를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가장 첫 번째로는, 본인이 집을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 접근성(accessibility)을 우선시하였습니다. 즉, 가족 구성원들의 일상적인 생활과 직결되는 어린이집, 회사, 마트, 대중교통 등의 접근성을 가장 먼저 고려하였습니다.


특히나 룩셈부르크의 경우 큰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시내에서 떨어진 외곽으로 가면 아주 큰 면적의 정원이 딸린 집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런 외곽에 위치하게 되면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를 접하기 힘들뿐더러 개인 자가용이 없는 경우 이동이 많이 힘들어집니다.


물론, 룩셈부르크의 경우 여느 유럽 국가와 달리 치안이 상당히 좋은 편이나 주변에 워낙 주거인구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심심하고 사회 문화적인 요소를 많이 누릴 수 없게 됩니다. 즉,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여 시내에 머물지, 조금 한적한 곳에서 자연과 함께 유유자적하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물론 금전적인 측면에서는 시내에 머무르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본인의 집 선택에 대한 우선순위가 정해졌다면 그에 맞는 조건의 집을 찾아야 합니다. 매물로 나오는 집들은 상대적으로 빠른 시기에 없어지므로 이사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수시로 찾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룩셈부르크에는 다양한 부동산 중개 업체가 있는데, 필자의 경우 atHoome이라는 사이트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https://www.athome.lu/en/)


atHome



방의 개수, 집의 면적, 월세 금액 등의 기본적인 조건에 대해 최소/최대를 각각 설정하여 검색을 할 수 있는 데,  필자의 경우는 우선순위를 접근성으로 두고 있었기 때문에 위의 조건과 더불어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포함하였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 구글 지도를 많이 활용하였는데, 해당 부동산 사이트에서 올라온 집을 구글 지도에서 찾아서 주변 환경에 대해 미리 어느 정도 확인해보는 식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집을 구하는 것과 같이 아무 때나 쉽게 직접 찾아갈 수 없기 때문에 한 번의 방문으로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사전 조사가 필수입니다.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들은 대부분이 집 내부 사진들인데 실제로 방문해보고 주변 환경 때문에 실망하여 힘들게 방문한 일정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필자가 실제로 진행한 사례를 아래와 같이 순서대로 공유해드립니다.


부동산 사이트에 표기되는 월세 가격은 charge를 제외한 가격으로 일반적으로 200~400유로의 월 관리비가 추가로 포함됩니다. 이는 일반관리비와 난방 정도가 포함되는 것으로, 수도세/전기세 등은 별도로 임대인이 지불하여야 합니다.


부동산 사이트에서 아래와 같이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면,


atHome


먼저 해당 집을 구글맵에서 찾아봅니다. 대부분의 경우 상세한 집 주소를 올려두지 않기 때문에 구글맵의 위성사진을 통해서 집의 위치를 직접 찾아보았습니다. 위성 사진은 3D로 지원이 되기 때문에 시야의 각도를 약간 기울여 건물 외관이 잘 보이도록 하면 찾는 것이 수월해집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느 정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인데, 룩셈부르크의 경우 지역 단위가 크지 않고 건물들이 구분 가능한 외관들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구글맵의 스트리트뷰는 오래전에 촬영되고 업데이트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근에 지어진 건물들을 찾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Google Map


혹시 위의 구글맵 위성사진에서 부동산 사이트에 올라온 집이 어떤 건물인지 찾으셨나요?


Google Map
Google Map



필자가 구글맵 위성사진으로 찾은 부동산에 올라온 동일한 건물입니다. 스트리트뷰로 실물을 한번 보겠습니다.




해당 건물은 스트리트뷰에서 완공된 상태로 확인이 되지만, 주변은 아직 허허벌판으로 공사 중인 상태가 많았기 때문에 스트리트뷰가 주변 확인에 큰 도움은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집의 실제 위치와 외관 등을 확인한 후에는 주변 환경에 대해 항공뷰를 이리저리 돌려가고 스트리트뷰도 참조하면서 확인을 해봅니다. 마트는 어디에 있는지, 회사는 걸어서 몇 분 거리인지, 버스 정거장은 어디인지 등 다양하게 확인을 하면서 리스트를 체크해갑니다. . 또한, furnished 인지 (일반적으로 furnished 된 경우 월세가 더 비쌉니다), 지하에 개인 창고가 있는지, 실내 주차장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여러 가지 조건에 충족이 된 집의 최종 후보들의 리스트를 만든 후 부동산 에이전시에 연락을 합니다. 해당 사이트에서 바로 메시지 보내기가 가능하지만, 필자의 경우 메시지 보내기와 별도로 메일을 보냈습니다. 영어로 메일을 보낼 경우 그냥 무시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꼭 연락을 하고 싶은 집이라면 전화로 연락하기를 권장합니다.


당일 연락하고 바로 집을 볼 수 있는 경우는 거의 드물기 때문에 사전에 부동산 에이전시에 연락하고, 부동산 측에서도 현재 거주인 혹은 집주인과 연락하여 방문 일시를 조정하여야 합니다. 필자의 경우 아래와 같은 메일을 여러 군데 발송하여 최종적으로 2군데의 방문과, 혹시나 모를 경우를 대비하여 백업 플랜으로 1개의 집에 더 연락을 해두고 2박 3일의 일정으로 룩셈부르크를 향했습니다.




이렇게 사전 연락을 하여 방문 일정을 잡은 후에야 필자는 룩셈부르크로 떠났습니다. 밀라노 말펜사 공항과 룩셈부르크 공항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굉장히 한적하였고, 덕분에 체크인하는 시간도 엄청 짧았고 나름 쾌적하게 이동하였습니다. 다만, 탑승객 뿐만 아니라 전체 공항에서의 동양인은 필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탈리아 말펜사 공항
지금껏 타본 비행기 중에 가장 작은 사이즈의 비행기



아래의 사진은 필자가 룩셈부르크에서 집을 방문한 후 실제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사전 일정을 예약한 집을 방문한 후 해당 집이 마음에 든다면 부동산 에이전시에 계약 '지원' 의사를 밝히면 에이전시에서 지원서류를 준비하여 집주인에게 전달하게 됩니다. 제출 서류에는 여권 등의 신분증, 고용계약서, 지난 3달간의 월급 내역서 등이 포함되는데 해당 임차인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을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즉, 본인이 희망하더라도 다른  후보자들 중에서 집주인이 마음에 드는 후보자를 선정하여 계약을 진행하게 되므로 반드시 계약이 성사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의 경우 글로벌 기업의 높은 연봉의 임차인을 선호합니다.


집주인이 계약 진행에 동의하게 되면 부동산 에이전시에서 계약 사본을 보내줍니다. 해당 계약조건에 별도의 이의 사항이 없으면 해당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하게 되고, 계약서 서명과 함께 보증금, 해당 월 임대료를 납입하면 키를 건네받고 계약이 완료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임차인이 지불하게 되는데 룩셈부르크의 경우 1달 치 월세 비용 + VAT입니다.


룩셈부르크에서 임대 계약의 경우 일반적으로 1년 혹은 길면 2년 단위의 계약을 진행하게 되고, 계약 종료 3개월 이전에 계약을 연장 갱신을 할 것인지 종료할 것인지에 대해 통보를 해주어야 합니다. 별도의 종결 희망 통보를 하지 않는 경우 자동 연장됩니다.


계약 사항에서 확인해봐야 할 것은 금전적인 부분으로는 charge(관리비), deposit, tax, penalty, parking, utility(gas, heating, water 등), agency commission 등 이 얼마인지, 임대인 혹은 임차인 중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외국인 신분으로 집을 계약하게 될 때에는 Diplomatic Clause가 포함되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회사 사정 혹은 이직 등에 의해 다른 나라로 이전을 하게 될 경우 이를 보장해 주는 조항인데, 이런 경우 계약 기간 이내라도 보통 3개월의 사전 통보 기간을 거쳐 penalty 없이 계약 종결을 할 수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임대 계약조건이나 일반적인 관행 등이 조금씩 다르므로 해당 국가에 대한 사전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글: https://blog.naver.com/kimstar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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