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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Jul 09. 2020

[최종합격] 대림산업 인턴 신입사원 연계형 채용

자격증 하나 없이 취업에 성공하는 법



지금 공부 안하면 나중에 커서 저 아저씨처럼 고생하는거야




대림산업의 경우 신입사원 채용 연계형 인턴을 지원했고, 결과적으로 4학년 1학기 여름방학 2달여간 인턴사원으로 근무하였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직접 건설 공사 현장에서 땀흘리며 누비며, 처음으로 작업반장님들과 소통을 해보는 경험을 얻게 된 곳입니다.


보통 공사 현장의 근무 시간은 오전 6시반 정도에 아침 체조와 함께 시작됩니다. 당시 필자의 집에서 근무했던 현장 사무실까지는 차로 이동하면 15~20분 정도 소요되는 곳이었지만, 학생 신분으로 자가용은 커녕 운전면허증도 없던 시기였기 때문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한 여름에 땀을 흠뻑 흘리고 난 뒤 사무실에서 땀을 식히면, 땀으로 젖었던 상의가 말라가면서 등과 목부분에 하얗게 갈매기 모양의 소금자국이 생겨나고 안전모를 쓰고 땀에 절은 머리는  눌려서 엉망진창이 됩니다. 업무를 마친 후에 다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저녁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유난히 길거리와 버스안에 사람도 많고, 처음 겪어보는 그런 후줄근한 모습이 창피했던지 가방에 모자와 새 티셔츠를 챙겨서 퇴근할 때 마다 갈아입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몸에서 나는 땀냄새는 어쩔수없었기에 구석으로 최대한 몸을 숨기면서 다녔지요.


집으로 돌아오면 저녁을 먹기가 무섭게 바로 침대로 달려가 곯아떨어졌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무더운 여름의 때양볕 아래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것도 체력적으로 지치고, 처음으로 일을 해보다 보니 긴장도 많이 되고 근무 기간 동안에 평가를 받다보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충만해서 더 열심히했던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야외 수영장, Spain



면접은 인성면접, 실무역량면접, 최종면접 등으로 진행됬습니다. 그 중에서 여러가지 주제를 종이 뽑기로 뽑아서 약 10분간 준비를 한 다음에 바로 실무진 면접 담당자들에게 가서 해당 주제에 대해 발표하는 면접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침 필자가 독일의 교환학생 시절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던 친환경 건축과 관련된 내용이 뽑혔습니다. '아싸 가오리!'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해당 내용에 대해 필자가 직접 수행했던 프로젝트를 소개하였고, 추후 입사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 현업에 적용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덕분에 면접담당자들이 다른 지원자들로부터 들어왔던 교과서적인 이론 내용이 아닌, 현재의 산업 트렌드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서인지 필자에게 여러가지 질문도 하고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이 회사의 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 면접은 다대다 면접이었습니다. 면접관 5명, 지원자 5명 정도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날 필자의 최종병기는 회사 배지(badge)였습니다. 지인을 통해서 면접 전에 미리 배지를 얻었고, 최종 면접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실에서 착용을 하였습니다.


최종 면접장에 들어서고 필자의 자기소개를 하는 순간에 가슴을 최대한 활짝 펴면서 배지가 잘보이도록 노력했습니다. 필자가 의도한 바와 같이 면접관 중에 한분이 필자에게 "우리 회사 배지같은데 맞나? 그걸 어떻게 구했고, 왜 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필자는 "오늘 이 면접장을 들어오는 지금 이 순간부터 이 회사의 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면접이 끝난 직후에 바로 일을 시작할 각오로 배지를 착용하고 왔습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질문을 한 면접관은 부드럽게 웃으며 "그래도 나갈 땐 빼고 가도록 하세요, 아직은 일 안시킬테니까."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느낌이 좋습니다. 먹힌 것 같습니다.


이후의 질문들은 대부분 필자가 사전에 준비했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생각보다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습니다. 얼마 후, 최종 합격이라는 결과를 받게 되고 인턴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취업 시즌 필자가 채용 절차를 진행하면서, 필자 스스로가 판단했던 필자의 가장 큰 약점은 자격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기술직으로 지원을 하였기 때문에, 실제로 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직무와 관련된 건축기사, 전기기사 등의 기술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필자도 나름대로 교환학생 귀국 후에 자격증 시험을 치뤘는데, 아무래도 구직 활동과 병행을 하다보니 시험에만 오롯이 집중하기가 힘들었고, 취업 전까지 끝내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고 입사를 하게 됩니다.


입사 이후에 동기들이 대부분 흔히 말하는 쌍기사(기사자격증 두개 취득)인 사람도 많은 데 어떻게 기사 자격증도 없이 합격을 했냐고 물어보곤 했었습니다. 필자의 대답은 늘 동일했었습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참고로 필자는 입사 이후 약 3년간의 기나긴 수험기간(?)을 걸쳐 끝끝내 기사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참으로 인간승리입니다. 일년에 3번정도 시험이 있는데 필자는 공부는 전혀 안하면서 시험은 한번도 빠짐없이 치렀습니다. 입사 초기에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기가 힘들었다는 건 핑계였고, 솔직하게 노느라 너무 바빴고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자격증 공부하기가 싫었습니다. 아마 취업이 된 상태라서 더 안일하게 했던 것도 큰 부분이고요.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여, 자격증을 받으러 가는 그날따라 날씨도 참 좋았고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아마도, 자격증 그 자체의 가치보다도 필자가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이겼다는 성취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원글: https://blog.naver.com/kimstar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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