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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Aug 14. 2020

우리를 일하게 하는 요인

월급은 거들뿐


우리 모두는 각자 여러 가지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이에 대해 직접적,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어렸을 때에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의 5단계’에 대한 학문적인 이해는 차치하고라도, 가장 기본적인 생존 욕구부터 상위 단계의 자아실현 욕구까지 우리는 충족하고 싶은 다양한 욕구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욕구의 우선순위를 정함은 곧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욕구 중 자기만족 혹은 성취감은 비단 개인적인 생활 부분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 직장 생활을 함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한 만족감과 소속된 조직으로부터의 존중감, 또한 그 일을 기대한 만큼의 결과로 마무리함으로 인해 얻는 성취감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일을 지속하게 해주는 원동력과 업무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주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따금씩 회사 내에서 월급 루팡을 꿈꾸며 열심히 일하든 대충 일하든, 많이 일하든 적게 일하든 정해진 근로시간만을 “때우며” 최대한 편하게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직원들이 종종 보이곤 합니다. 필자는 해당 개인들의 직업관이나 신념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평가한다기보다는, 과연 그렇게 함으로써 본인이 정작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로 근무 형태가 변화하고 국내에 비해 근무시간 및 장소에 대한 자율성이 월등히 높은 해외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행위는 아무 의미가 없게 됩니다. 즉, 누가 보든 말든 얼마나 일하였던지 간에 모든 일에 대한 선택과 책임은 오롯이 본인 몫이기 때문에 더욱 일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회사에서 일을 통해 충족할 수 있는 욕구를 단순히, 가장 낮은 단계의 욕구인 Survival로만 설정해 둔다면, 우리는 회사 이외의 시간과 장소에서 보다 상위 계층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또한 이러한 우리의 욕구와 욕구가 충분히 충족되지 않는 현실과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좌절감과 불만이 결국 우리의 인생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평균 하루 8시간, 하루의 1/3을 일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잠자는 시간과 식사 시간 등 기본적인 삶을 영유하기 위해 할애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바로 일하는 시간입니다. 이를 단지 경제적인 이익, 즉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만 치부하여 단순히 시간을 소비함으로써 어떠한 질적인 만족도 기대하지 못한다면, 회사 차원에서나 개인 차원에서나 모두에게 손해인 것 같습니다. 기왕 그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일을 한다면 오히려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생산성 있게 활용하고 즐기면서 자아실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속감, 존중, 자아실현과 같은 높은 단계의 욕구들이 회사 혹은 본인의 일을 통해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사회생활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주변에서 본인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하는 젊은 친구들이 늘어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과연 내가 지금 하는 있는 일이 내가 정말 하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일인지 등의 기본적인 질문에서부터, 회사 내에서 좀 더 성장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은 어떤 팀으로 이동을 하여야 할까 등의 구체적인 선택사항을 고민하는 질문, 혹은 내 인생에 있어서 지금 이 일이 어떠한 의미인지 등 더 고차원적인 근본적인 질문에까지 이르기도 합니다.


본인의 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특히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1980년 초~2000년대 초 출생)들에게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삶의 가치관에 대한 변화일 것 같습니다. 즉, 자기 인생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리면서 우리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업에 대한 직업관 역시 새로 정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한 인생을 살면서 대학 입학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미 정해져 있었고, 수능 성적에 따라 학교와 학부를 선택하고, 대학교 졸업 이후 그야말로 우리 인생에 있어서 최초로 우리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부분과 시기가 도래해서 인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무비판적으로 살아온 본인 인생에 대한 후회 혹은 아쉬움이 반영되는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당연하게 대학을 들어가고, 당연하게 점수에 맞춰서 전공을 선택하고, 당연하게 전공에 가장 유사한 회사를 선택하여 입사를 하는 일련의 수동적인 직업 선택 과정을 거치면서 본인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결정한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서인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맹목적이고 획일화된 수동적인 선택 과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길 무렵에, 본인이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업무 분야를 알게 되면서, 작게나마 회사 내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보직을 찾아 지원하거나 혹은 원하는 업무를 찾아 회사를 이동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의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각 개인의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듯이, 일에 대한 가치 역시 저마다 다를 것이고, 일을 통한 욕구 충족도 역시 다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욕구를 일을 통해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와 일에서 얻고 싶은 만족감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답은 본인만이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글: https://blog.naver.com/kimstar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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