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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Aug 27. 2020

일을 하기 싫다기보단 일을 '못'하기 싫다

필자는 완벽주의는 아니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고 싶습니다. 필자의 잘못된 일처리로 인해 다른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싫고, 뒤에서 필자의 업무 능력에 대해 의구심 섞인 대화를 야기하는 원인 제공을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생각건대, 일을 하기 싫은 것은 아니지만 일을 못하고 싶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기왕 일을 한다면 일을 잘해서 인정도 받고 싶고 상사의 칭찬과 동료의 고마움이 담긴 피드백을 받고 싶습니다. 이러한 욕구는 비단 필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정도가 지나친 경우(대표적으로 필자의 사례), 이에 대한 부작용 또한 명백합니다.

그 부작용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업무 회피 혹은 건설적인 피드백의 회피를 들 수 있습니다. 왠지 남들의 코멘트에 대해 인정하고 수긍하면 내가 마치 일을 못해서 지적을 당하는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어느샌가 피드백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무조건적인 반박 논리를 펼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자신만의 논리를 세우고 그를 뒷받침하는 내용들로 상대방과 상호 존중 기반의 발전적인 논쟁을 펼치는 것은 분명 유의미한 과정입니다. 허나 문제는 토론의 과정과 내용, 그 결과보다도 본인의 인지도와 평판, 체면을 우선시함으로써 부정적인 결과를 발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함에 있어서 우리는 항상 옳은 결정을 할 수도 없고, 매일 같이 논리적으로 맞는 주장만을 펼치는 것만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에 타인의 솔직한 의견이 문제 해결에 훨씬 도움이 되기도 하고, 본인의 논지를 더욱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곤 합니다. 다만 그것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준비되어 있는지의 문제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다 보면 욕심이 생기곤 합니다. 주어진 업무를 대충 하고 싶지 않고, 일처리를 제대로 못했을 경우에 남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질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고, 이러한 두려움은 못하는 업무라면 차라리 안 하고 싶다는 도피형 자세를 취하게 만듭니다.

내려놓음의 가치에 대해 수없이 머릿속으로는 되뇌어 보지만 아직도 실천에까지 미치지 못함은 더욱 내공 수양이 필요한 스스로의 부족함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부족함을 감추고자 부단히도 애쓰는 필자를 스스로 돌아보며 안타까울 뿐입니다.


불금. 야근. 자신과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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