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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Aug 13. 2020

해외 이사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포인트!

가급적 안 하는 게 좋다는 건 함정

Luxembourg, 집 앞 공원


필자는 이사를 남들보다 상당히 자주, 많이 다닌 편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재직 중일 때에는 업무의 특성상 보통 1~2년마다 이사를 했었기에 여러 지방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습니다. 21살에 군 입대를 계기로 처음 집을 떠난 것을 시작으로, 대학생 때는 아시안이 거의 없는 독일로 교환학생을 가서 독립생활을 처음으로 경험해봤고, 26살에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이사한 횟수를 세어보니 대략 양손가락을 모두 채우는 정도입니다. 그 덕분에 새로운 곳에서 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미리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국내에서 이사를 하는 것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요해야 하는 데, 해외에서 국가 간 이동은 더욱 그 정도가 크게 느껴집니다. 물론, 이직을 위한 해외 이사의 경우 해당 회사에서 relocation package를 제공해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됩니다.


필자가 이탈리아에서 룩셈부르크로 국가 간 이사를 하는 경우에는 amazon에서 relocation package에 대한 두 가지 옵션을 제시하였습니다. 하나는 회사로부터 lumpsum으로 비용을 일괄 지급받고 본인이 세부적인 사항을 모두 알아서 결정하고 진행하는 옵션과 다른 하나는, 회사에서 이삿짐센터, 호텔, 룩셈부르크 내 임시 거처 제공 등의 전체적인 일정 및 세부 사항을 결정 및 진행해 주되 금전적인 지원은 lumpsum 비용에 비해 적은 비용을 제공해 주는 옵션입니다.


필자의 경우 이미 이탈리아에서 거주할 당시부터 furnished 되어 있는 집을 렌트하여 거주 중이었고, 거주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사해야 할 짐이 많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전에 룩셈부르크를 방문하여 미리 집을 알아보고 계약을 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임시 숙소, 즉 보통의 경우 스튜디오 레지던스를 한 달 혹은 두 달 정도 지낼 수 있게 제공되는데 처음 밀라노에서 가족과 함께 레지던스 거주했던 경험상 그리 녹록지 않았기에, 하루라도 빨리 ‘우리 집’을 마련하여 이동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집을 알아보고 계약하는 과정은 필자의 별도 블로그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렸다시피,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후보를 리스트업 한 후 현지에 방문하여 최종 결정을 하였습니다. 룩셈부르크의 경우 시내(오래된 유럽식)와 오피스타운(신식 아파트)으로 크게 구분하여 결정하였는데, 필자의 경우 이미 유럽식 고전 건물에 대해 경험을 충분히 해보았기에 가급적 한국의 아파트와 비슷한 거주 공간을 선택하였습니다.


집을 계약한 이후에는 입주일에 맞추어 짐을 보내야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룩셈부르크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 자동차로 8시간 정도 소요되는 그리 멀리 않은 곳이지만, 실제로 이삿짐센터를 이용하여 짐을 보내게 되는 경우 배송기간이 약 1주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할 일은 이삿짐센터의 pickup 날짜를 정하고 해당 날짜에 맞추어 집 내부의 짐들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이삿짐을 싸는 과정에서 많은 짐들을 버리거나 현지 거주하는 지인에게 넘겨주기도 하였지만, 최종적으로 박스 15개, 이민용 캐리어 6개 정도 분량의 짐을 보내야 했습니다. 무슨 짐이 어느 틈에 이렇게 늘었는지 미스터리입니다.


현관 가득한 이삿짐


이삿짐센터 역시, amazon의 연계된 relocation agency 업체 중의 한 곳으로 사전에 짐의 분량을 알려주면 그것에 맞게 견적을 뽑아서 보내줍니다. 필자의 경우 가구, 가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견적금액은 약 1,200 EUR 정도였습니다. 물론, 포장이사가 아닌 필자가 짐을 다 포장해서 모아두면 짐을 트럭에 싣고 이동하여 다시 이사할 집에 옮겨만 주는 door-to-door 시스템입니다.



Pickup 이후에는 텅 빈 집에서 며칠을 지내야 하므로 사전에 이 부분을 감안하여 짐을 싸고,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짐을 너무 남기는 경우 이동 간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필자는 짐을 최소화하여 마지막 이동 시에는 작은 캐리어 하나만을 가지고 비행기를 탔습니다.


프로펠러 노출형 소형 항공기 탑승


짧은 시간 비행이지만 맥주는 기본 옵션


Pickup 일정을 확정할 때에는 현재 거주 중인 집에서 나갈 때에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업자가 함께 집을 방문하여 집 상태를 확인하고, 그동안의 utility 및 tax 등의 정산을 함께 진행하여야 하기 때문에 집주인과의 최종 move-out 날짜를 사전에 확인하여야 합니다. 또한, 이삿짐을 받을 delivery 날짜 역시 이사할 집주인과의 move-in 날짜를 미리 결정해야 보낸 짐을 받지 못해서 창고에 보관하는 등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는 불편함을 없앨 수 있습니다.

이렇듯 거주 중인 집주인과의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키를 건네주고 나오면, 바야흐로 새로운 곳을 향해서 떠날 시간입니다. 필자는 집 키를 넘기고 나서 택시를 타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단출한 필자의 짐을 보고 집주인이 짐은 그게 다냐며 놀라던 얼굴이 떠오릅니다. 집주인을 잘 만나는 것도 상당한 복인데, 필자가 거주했던 이탈리아 집주인의 경우 상당히 마음씨 따듯한 아주머니였습니다. 간혹,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deposit에서 감하거나 전액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을 듣곤 했는데, 필자의 경우 좋은 집주인을 만난 덕분에 deposit을 돌려받을 때에 특별한 고생 없이 깔끔하게 진행되어 편했습니다.


룩셈부르크 공항 도착 후 버스 이동


룩셈부르크 공항은 작은 규모이지만, 상당히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공항에서 나오면 바로 버스와 택시를 탈 수 있는 정거장이 있으며, 룩셈부르크는 모든 대중교통이 무료이기에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습니다. 회사에서 이사하는 기간에 2일~5일 정도의 호텔에서 거주하는 비용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미리 일정을 공유해 주면 이에 맞게 호텔을 예약해 주어 별도의 개인 비용 지불 없이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호텔 배부와 창 밖 풍경


다음날, 룩셈부르크 이사할 집의 부동산 중개업자와 미리 조율했던 시간에 맞추어 새로운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새로운 집의 deposit과 다음 달 rent 비용은 미리 이체를 해 두었기에 중개업자를 만나서 최종적으로 계약서 서명과 부동산 중개 비용을 지불하고 키를 넘겨받음으로써 다시 새로운 우리 집이 생겼습니다. 중개 비용의 경우 일반적으로 한 달 치 월세 비용과 세금(10~20%)을 포함한 것으로 책정됩니다. Delivery 시간도 정확히 집에 들어온 이후 2시간 이후로 해두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짐 풀기 시작


처음 이사를 준비하다 보면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도 많고,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기도 하므로, 사전에 미리 많이 알아보고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곳으로 내딛는 발걸음은 언제나 흥분되고 설레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다소 지루하고 번거로울 수 있는 이사 과정을 장기간 여행을 간다는 기분으로 즐겁게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다 보면 어느샌가 행복한 우리 집이 여러분을 반갑게 맞이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짐 정리 후 테라스에서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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