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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Nov 15. 2020

INSEAD GEMBA Module 1을 지나가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힘들다


어느덧 INSEAD EMBA의 첫 수업을 시작으로 Module 1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에 3시간, 4시간짜리 시험들을 한 번에 치르며 큰 산은 어느 정도 넘은 것 같아 약간은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모듈 1의 시작과 동시에 프랑스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Lockdown이 시행되기도 하고, 그로 인해 Zoom을 통해 on-line 수업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바뀌는 등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해 학교 측은 물론, 학생들의 혼란도 가중되었습니다. 미국, 남미, 아프리카 등 각국에서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자마자 이런 날벼락을 겪게 되니 당황스러울 만도 한 거 같습니다.

우선, 모듈 1의 각 과목별로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Uncertainty, Data & Judgment: 이 수업은 일단 시작하기 전에 교수의 약력을 보는 순간부터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MIT에서 4개의 학위는 그렇다 치더라도, 20년 전부터 Machine Learning과 AI 분야라니 워크맨을 가지고 로봇을 만들기라도 한 건지 궁금합니다.

이 수업에서는 특히 기존에 수학, 통계, 공학 분야의 백그라운드가 없는 동기들이 힘들어했습니다. 주로 확률, 통계, 예측 기법에 대한 것을 다루었는데, 비즈니스 케이스에 적용하여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 분석 방법입니다. 핵심 콘셉트로는 Cognitive processes in judgment, Probability distributions, Sampling accuracy, Point and interval estimates, Statistical decisions, Correlation & Regression, Forecasting 등입니다. 필자의 경우 MIT 과정에서 어느 정도 유사한 개념에 대해 학습을 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동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과목입니다. 하지만, 역시 볼 때마다 새로운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Price & Market: 수업명에서 알 수 있듯이 Microeconomics 과목입니다. Case study가 주를 이루는 수업이었고, 생각보다 많은 동기들이 의외로 이 과목에서 힘들어했습니다. 기본적인 Supply and Demand의 개념에서 출발해서, short/ long-run supply decisions in commodity markets으로 집중적으로 들어가서 Pricing의 개념 (price customization, versionig and bundling 등)으로 발전합니다. 또한, 가격 결정 전략과 방법들에 대해 다루며, 개인적으로는 입찰과 Game theory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Leading People & Organizations: 모듈 1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그에 비해 부담감은 없는 수업입니다. 말하기 좋아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마음껏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다른 대부분의 동기들이 선호했던 수업이기도 합니다. 수업은 case study와 더불어, 기본적인 조직 구성의 개념을 간략히 이해한 후 학생들의 경험과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비즈니스 전략, 외부환경, 기업의 조직 구조, 문화, 정치적 파워, 개인 등의 모든 구성 요소들이 상호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유연하게 변화해 가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목이며, 그러한 변화에 대해 민첩하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갈리는 영향력에 대해서도 배우는 수업입니다.

Financial Accounting: 모듈 1에서는 필자가 가장 불편함을 느낀 과목입니다. 기본적인 회계학의 개념인 Balance sheet, Income statement, Cash Flow를 기반으로 실제 기업의 fanancial statement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인데, 필자의 백그라운드 및 경험과 전혀 다른 분야였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습니다. 그에 반해, 기업의 CFO 같은 동기들은 필자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행했고, 수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도 했습니다. 알아듣지 못하는 수많은 회계 용어들이 남무 할 때는 조용히 머리를 쥐어뜯게 됩니다.

Leadership Development Program: 학생 4명과 전문 코치 한 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MBA 전체의 과정 동안 각 개인의 리더십과 커리어를 발전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기본적인 개인의 성격, 성향을 이해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방향으로 커리어의 방향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Global Excutieve MBA(GEMBA)를 MBA에 대해 비교를 해서 말씀드리자면, 기본적으로 EMBA는 work experience가 없는 동기는 없습니다. 본인의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CEO, C-level, Director, Senior Manager 등이 주를 이루고, 주된 목적은 현재 회사에서의 더 높은 직급을 희망하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을 희망하는 경우입니다. MBA의 경우 학부 졸업생 후 바로 입학하는 경우도 있고, work experience가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당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처럼 프로그램의 구성원이 다르고, 기본적인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구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MBA가 상세한 실무적인 내용에 대해 더 자세히 다룬다면 EMBA는 그러한 자료가 주어졌을 때 해당 자료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에 더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MBA의 accounting 수업의 경우 직접 balance sheet과 income statement를 작성한다면, EMBA의 경우 실제 기업의 자료들을 분석해서 해당 기업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읽어내는 능력에 더 집중을 합니다. 졸업 후 즉시 실무를 해야 하는 MBA 학생들에게는 그에 맞는 내용을 전달하고, 이미 기업의 CFO인 EMBA 학생에게 manager가 할 일을 가르치는 것은 의미 없는 것이라는 부분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아울러, 국내 EMBA 혹은 해외의 타 EMBA의 커리큘럼은 어떠한 지 필자가 직접적인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비교하기는 힘드나, INSEAD EMBA의 경우는 수업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On campus에서 모듈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아침 8시 혹은 8시 30분에 수업이 시작되고, 저녁 6시 반 정도에 정규 수업이 종료되고 저녁 6시 반부터 8시 반까지 tutorial이라는 옵션 수업이 진행되는 데 사실상 대부분의 학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수업의 연장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하루의 대부분을 수업에 할애하고 나면 이미 기진맥진 해진 상태인데 당일 수업의 복습은커녕, 다음날 수업 준비하기도 빠듯하기에 네트워킹이라 불리는 여가 활동은 상당히 제약적이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on campus의 모듈 기간 동안에 공부를 해서 수업을 진행한다기보다는 모듈과 모듈 사이에 사전에 주어지는 자료를 학습하고 동기들 간의 교류를 통해 쌓아 나가서 모듈 기간에 완성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모듈 동안에 많은 동기들이 힘들어했고, 우울감과 좌절감을 맛보는 동기들도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싱가포르 캠퍼스의 동기들에게도 확인을 해보니, 하루에 4시간밖에 못 자는 지옥 같은 시기였다는 피드백을 들으니, 이는 비단 유럽 캠퍼스만 그런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모듈이 있는 시기에만 학업을 하는 것이 아닌 시작과 동시에 졸업 때까지 연속적인 활동이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지 지원 전에 다시 한번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힘든 시기를 함께하니 동기들 간 더욱 끈끈해지는 경험도 하게 됩니다. Accounting에 전문인 CFO 동기가 직접 Zoom meeting을 열어서 힘들어하는 동기들에게 수업에 대한 보충 설명을 해주기도 하고,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서로 공유해 주기도 합니다. 또한, Microsoft에 근무하는 동기가 태블릿 피씨를 할인 가격에 제안하기도 하고, 항공사에 근무하는 동기는 항공편 할인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MBA의 경우 수업과 동시에 구직 활동을 시작하고, 졸업 시즌이 되면 서로 좋은 조건의 직장을 찾고자 정신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에 반해 EMBA의 경우 recruiting 부분보다는 동기들 간의 networking에 더 집중하는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시 과제를 마무리하러 갈 시간입니다...


[원글: https://blog.naver.com/kimstarh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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