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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Apr 06. 2021

룩셈부르크에서 캠핑하기

Feat. 캠핑 초보


지난 주말은 Easter Holiday를 활용해서 지인 가족과 함께 룩셈부르크 시내 근교로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이 즈음은 회사의 1분기 업무 실적을 마무리하는 시즌이기도 하고,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Easter Holiday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임직원들이 이 시기에 맞춰서 개인 연차를 붙여서 1-2주일의 휴가를 떠나곤 합니다.

유럽 내에서도 각 나라마다 지정 공휴일 휴가 일수가 다른데, 역시나 여유가 있는 스페인의 경우에는 주말 포함해서 약 1주일 정도의 기본 지정 공휴일이 보장되니 한 달간의 여름휴가 이전에 잠시 '휴가 워밍업'을 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물론 금년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제약이 있긴 하지만, 동료 직원들은 인근 공원과 산으로 가족과 함께 트래킹 등을 즐기며 나름대로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기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룩셈부르크는 산과 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자연환경으로, 작은 규모의 국가 면적에 비해 강이 흐르는 북쪽 지역과 독일 국경이 맞닿은 지역 부근으로 캠핑장과 트래킹 코스가 제법 많이 분포해 있습니다. 캠핑장들은 흐르는 강 옆으로 산속에 작은 규모로 이루어져 있는 데, 강에서 낚시를 하거나 카약킹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캠핑장 홈페이지에 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낚시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안내가 있는 데,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가능하면 한번 도전을 해봐야겠습니다. 일단, 다음번의 목표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카약을 먼저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노를 힘차게 젓지 않아도 알아서 물 위에서 둥둥 떠내려가는 걸 희망하고 있는 데 현실과 이상은 얼마나 많이 다를지 궁금합니다.


캠핑을 가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바비큐를 하기 위해 미리 바비큐 용품을 구입했습니다. 역시 바비큐는 미국인 가족에게 상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 추천을 받고, 아마존 리뷰를 검토한 끝에 Weber 그릴을 준비해서 갔습니다. 다행히 캠핑장 근처에 대형 마트가 있었기에 고기와 주류 등은 불편함 없이 쉽게 쇼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 도착해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따듯한 햇살을 맞으며 야외 데크의 테이블에서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와인을 마시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수다 삼매경에 어느덧 배가 고파 오면 역시나 모두가 내심 기다리고 있던 바비큐 시간입니다. 집 테라스에서 미리 한번 연습을 했던 덕분인지, 캠핑장에서의 바비큐는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불현듯 고기 굽는 냄새가 근처의 다른 캠퍼들에게 참기 힘든 유혹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캠핑의 마무리는 역시나 제가 좋아하는 불멍 시간입니다.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장작 소리와 졸졸졸 흘러가는 강물 소리는 여느 클래식 명작 못지않은 환상의 화음을 조화롭게 만들어냅니다. 이와 더불어 이따금씩 올려다보는 하늘에서는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별들이 제법 반짝이며 보여서 봄 밤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적당한 취기와 더불어 캠핑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갑니다.


[원글: https://blog.naver.com/kimstar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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