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저희 아버지께서는 낚시를 좋아하십니다. 현재 아버지는 바다가 없는 내륙 지방에 거주하고 계시고, 저는 집에서도 바다가 훤히 보이는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일이 없을 때면 가끔 낚시를 하기 위해 저희 집에 머물다 가시곤 합니다. 덕분에 집에는 아버지의 낚싯대가 7대나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낚시를 전혀 할 줄 모릅니다. 시기별로 어떤 물고기가 잡히는지, 어떤 채비를 해야 하는지, 바늘은 어떻게 매는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그래도 낚시를 싫어하지는 않아서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하러 가긴 하는데, 그때마다 아버지께서는 세팅을 마친 낚싯대를 저에게 건네주십니다. 저는 그저 미끼를 끼워 바다에 던지고 물고기를 잡을 뿐이죠. 이런 이유로 우리 집의 비싼 낚싯대들은 안타깝게도 연중 대부분의 시간을 방 한구석에 기대어 보내고 있습니다. 제 손 안에서 낚싯대는 한낱 기다란 고철덩어리에 불과한 것입니다.
제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면 쓸모가 없습니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시드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이 투자를 해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시드머니를 모으게 될 것입니다. 만약 그 과정에서 투자에 관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목표로 하던 시드머니를 만든 후 이런 고민을 하게 될 겁니다.
‘이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사용할 줄 모르는 낚싯대처럼, 시드머니를 모았으나 투자를 할 줄 모르면 얼마를 가지고 있던 쓸모가 없습니다. 힘들게 모은 돈을 아무 데나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라도 공부를 시작하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투자를 시작할 시드머니를 모은 뒤에 현금이 통장에서 놀고 있는 것을 보면 성격이 급한 투자자는 슬슬 조바심이 나기 마련입니다. 이 시점에 주변 사람들이 투자로 돈을 번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음은 더 급해지는데, 충동을 다스리지 못하고 확실한 계획과 기준이 생기기도 전에 남의 말을 듣고 덜컥 투자하거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자산에 유행을 따라가듯 묻지 마 식 투자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은 낚시대를 쓸줄도 모르면서 혼자 낚싯대를 매고 바다에 나가는 저의 모습과 다를 게 없습니다.
투자할 자산의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의미 있는 종잣돈을 모으는 데 1년에서 3년 사이의 시간이 걸립니다. 어떤 분야를 공부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죠. 시간은 여러분이 가진 가장 비싼 자원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모은 시드머니는 그 소중한 시간을 팔아서 모은 돈입니다. 시드머니를 모으는 기간 동안 다양한 투자처에 관한 공부도 함께 한다면 성공적인 투자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투자를 공부하는 시간과 종자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 지 고민하는 시간을 모두 아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책을 보는 것도, 관련 강의를 듣는 것도, 적은 금액으로 투자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종잣돈을 모으는 기간 동안 성실하게 공부하며 쌓아 올린 지식과 간접적인 경험은, 기껏 돈을 모아놓고 투자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투자에 실패하여 시드머니를 다시 모으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입니다.
“할 줄 모르는 게임기에 동전을 넣으면
순식간에 게임오버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