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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김선생 Oct 16. 2023

이런 시기엔 이렇게 투자해 보세요

[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앞으로 다가올 부동산 시장은 상승장일까요 하락장일까요? 아마 이 질문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것 같습니다. 저마다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죠. 투자자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근거들을 마련합니다.


  그렇게 나름대로 시장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자신의 선택에 확신하며 자신 있게 움직이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거나 불안함을 느끼는 투자자가 더 많습니다. 미래의 일을 섣불리 확신하고 예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투자자는 바닥에서 사고 고점에서 파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이 세상에 그런 투자가 가능한 사람은 없습니다. 누가 예측을 하든 투자에 100%란 없으니까요.



  하지만 시세 흐름이나 주변 상황들을 보면, 어떤 시점의 ‘분위기’라는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올라버린 부동산을 보며 분노하는 사람이 많을 때도 있고, 집을 산 사람을 걱정하며 안타깝게 바라보는 사람이 많을 때도 있죠. 시장 분위기는 과거 부동산 시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수요 심리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이 분위기를 통해 미래가 아닌 현재를 기준으로 상승이나 하락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며 확률적으로 따져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부동산은 다른 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작은데, 이점은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이점으로 작용합니다. 주식만 보더라도 하루 만에 상·하한가를 넘나들거나 20~30%씩 가격이 변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자산은 당장 내일 가격도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가 어려워 분위기를 읽고 대응하기가 쉽지 않지만, 부동산은 그렇지 않습니다. 흐름이 천천히 바뀌기 때문입니다. 변동성이 작다는 것은 투자를 길게 보고, 시장의 분위기를 읽고, 천천히 생각하며 편안하게 대응하기가 쉽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동산의 사이클은 크게 상승 초기대세 상승기하락 초기대세 하락기의 4단계로 분류됩니다. 아래는 시기별 특징과 해당 시기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용한 전략을 설명한 내용입니다.

     

1) 상승 초기

  부동산 상승 초기가 되면 계속될 것 같던 하락이 멈추고,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조금씩 시세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시기에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다지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없습니다. 아직 주변에 부동산으로 크게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기도 하고, 부동산 시장이 나에게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아직 하락장에 부동산 투자로 고생한 투자자들의 모습이 잔상으로 남아있습니다. 당장 오르지도 않는 집값을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의 커리어나 자기 계발, 현재의 행복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시장이 하락을 멈추고 아직 크게 오르지는 않은 시점이라면, 지역에서 가장 좋은 물건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상승기에는 대장 아파트가 시세의 흐름을 주도하며 크게 오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죠. 아직 청약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 상황일 경우, 새롭게 지역을 대표할 신축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더 나아가 상환에 문제가 없다면 적극적인 레버리지 활용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2) 대세 상승기

  대세 상승기는 점차 부동산에 관심이 몰리다가 폭발하는 시기입니다. 이로 인해 뉴스는 부동산 가격에 관한 이야기와 자극적인 제목들로 도배되기 시작합니다. 매수 심리를 누르기 위한 각종 규제가 등장하지만, 수요를 억제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청약경쟁률은 눈에 띄게 올라 로또 청약이라는 말도 들려오며, ‘이번에 ○○아파트 청약 넣었어?’가 새로운 인사말이 됩니다. 한편 집을 사지 않은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올랐다고 정부, 건설사, 투기꾼들에게 욕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는 지인 중에서 부동산으로 꽤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부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서 무주택자들은 앞으로 집을 사지 못하게 될 것이 두려워 뒤늦게 레버리지를 무리하게 일으켜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들려오는 말은 ‘그때 샀어야 했는데!’와 같이 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 섞인 표현들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시장이 대세 상승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는 아직 덜 오른 곳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소고기가 너무 비싸 보일 때, 돼지고기 가격은 얼마인지 살펴본 적이 있지 않나요? 상승기가 되면 지역마다 가격의 상승을 견인하는 아파트가 있기 마련인데, 보통 지역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아파트가 그렇습니다. 그런 1등 아파트가 치고 올라가 버리면 사람들은 올라버린 가격에 대해 비싸다는 인식을 하게 되고,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그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아파트가 관심을 끌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이용하면 다음으로 오를 확률이 높은 아파트를 찾음과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풍선효과(상승기에 투자자에 대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투자처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 또는 웅덩이 효과(주변의 비슷한 입지의 아파트들이 오르면 나머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현상)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대신 주의할 점은 애초에 인기가 없거나 내재 가치가 떨어지는 아파트를 저평가라고 생각하며 섣불리 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은 환금성이 좋지 않은 자산으로 매수는 쉽지만, 매도는 어렵습니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매도가 필요한 순간에 팔리지 않거나, 팔기 위해서 원치 않는 가격에 매물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상승기가 가속화되면 정부에서는 부동산 수요를 누르기 위한 다양한 규제를 마련하는데, 그중 하나가 금융 관련 정책을 통해 대출을 이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만큼 대출 규모도 함께 커지게 되는데, 상승이 이미 꽤 진행되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무리한 레버리지 사용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액이 큰 만큼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도 증가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혹시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상환에 무리가 없는지,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겨 원치 않는 매도를 할 가능성은 없는지 생각해 보며 신중하게 판단하도록 해야 합니다.


3) 하락 초기

  계속해서 오르기만 하는 자산은 없습니다. 부동산도 그렇습니다. 금융위기, 대규모 공급, 금리 인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무섭게 오르던 부동산이 점차 상승을 멈추기 시작하는 시기가 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상승장에서 하락 분위기로 전환되는 시기에는 점점 거래량이 줄면서, 미분양이 뜨는 지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물건이 나타나 신고가를 갱신하기도 하지만 상승 중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그 추세가 상당히 약해 보입니다. 이런 모습들이 나타난다면 시장이 상승탄력을 잃고 조정을 받기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하는 시점입니다.

  완연한 하락 분위기로 전환되기 이전에는 매도자들은 호가를 낮추지 않으려 하고, 매수자들은 부동산 매수를 주저하거나 원하는 가격이 아니면 매수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마치 매도세와 매수세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이죠. 줄다리기에서 어느 쪽이 이길지 섣불리 단정하는 것은 금물이나, 부동산이 크게 상승한 후 위와 같은 상황들이 보인다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공격적으로 투자에 임하기보다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혹시 모를 하락에 대비할 전략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1주택자 혹은 갭투자자의 경우, 매수 시점 이후 투자금을 늘리는 것을 멈추고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하락 시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비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2주택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는 옥석 가리기, 소위 말하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경제적 상황을 점검하고, 과도한 비중으로 투자되어 있다면 매력이 덜한 물건은 미리 정리하여 부담을 낮추는 것은 어떤지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역으로 무주택자라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급매를 잡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그러나 하락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서 반드시 하락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간혹 유주택자가 하락을 확신하며 보유한 주택을 매도하고 무주택 포지션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다른 의미로 매우 공격적인 투자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상하는 조정이 오지 않는 경우 오히려 손실을 보는 선택이기 때문이죠. 시장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아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한 시점에서는 공격력보다 방어력을 키우는 데 더 비중을 두어야 합니다. 버는 것도 좋지만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4) 대세 하락기

  하락 초기의 줄다리기가 끝나고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면, 언제 그랬었냐는 듯 부동산에 관한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으로 변하며 우울감이 넘쳐나기 시작합니다. ‘부동산은 이제 끝났다, 아직 본격적인 하락은 시작도 안 했다, 영끌족들 큰일 났다’와 같은 말들이 들려오며 연일 뉴스에서 하락과 관련된 부정적인 내용의 자극적인 제목들이 눈에 띕니다. 이때 고점에 물렸거나, 무리한 투자로 시장에 대한 공포를 느끼기 시작한 투자자들은 보유한 물건을 던지기도 하고, 전세가 하락을 맞은 갭투자자는 원치 않는 매도를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주변에서는 집을 사는 것을 걱정하거나 무리하여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을 하우스푸어에 빗대며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분양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P 또는 할인 분양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침체기가 와버린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는 당연히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매수자가 우위를 점하는 시기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하락장이 왔다는 것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에서 매수자가 이기는 상황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는 평소 매수가 어려웠던 물건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눈에 띄게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좋은 입지의 분양 또는 할인 분양을 통한 새 아파트 마련, 상급지 주택과 보유 주택 간 갭이 줄었을 경우를 이용한 상급지 갈아타기, 하락장에서는 크게 반영되지 않지만 회복기에 추가 상승 요소가 될만한 프리미엄 요소(향, 동, 층, 조망 등) 찾아보기, 상승기에 등장했던 규제 정책의 해제로 인해 매수가 쉬워진 주택 매수하기가 그런 방법들입니다.

  더 빠질 것 같다는 예측이 합당한 논리에 의한 것이 아닌 단순히 심리적인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기다렸던 가격이 왔을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매수를 고려해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다만, 이후 시장이 회복되기까지 매수가격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추가 하락, 부채 상환, 현금 흐름 등 자신의 선택에 대한 리스크 요인은 무엇이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그것을 감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비로소 성공적인 투자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대세 하락장에서 꼭 적극적인 대응만이 방법은 아닙니다. 자신이 하려는 선택이 합리적인 근거에서 나온 용기인지, 단순히 하락을 기회로만 보고 눈이 멀어 만들어진 욕심인지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스스로 숙고해 보았을 때 예상되는 리스크를 감당할 여유와 용기가 없다면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들어설 때까지 투자를 잠시 멈추고 관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한두 번의 성공적인 경험을 섣불리 일반화하여 그것이 마치 진리인 양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같은 방법이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의 분위기와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가장 적절한 방법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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