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어떤 책은 너무 재미있어서 한번에 읽어버리기 아까울 때가 있다. 그래서 일부러 천천히 읽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그냥 그렇게 음미하면서 읽으면 된다.
<2000자를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막내작가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로 불린 지 벌써 꽤 오래전이다. 어쩌면 공룡과 함께 멸종됐다는 소문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89
시간에 쫓겨 아침 생방송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잠을 내쫓아야 했고, 굳어 있는 머리를 세 배는 빨리 돌게 해야 했다. 담배가 부스터쯤 되려나, 담배 맛을 모르는 나는 커피로 수혈하며 머리 위로 피를 길어 올렸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127
퇴고는 사치였다.혼돈의 카오스로 완성된 원고 다발을 들고 떡진 머리로 택시를 잡아탔다.
"기사님 여의도 MBC요!"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128
그저 웃어넘기기엔 너무 묵직해서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도 가슴팍이 욱신거리는 일도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생이 원래 그렇다. 인생은 동전을 넣으면 음료수를 토해내는 자판기가 아니다. 자판기도 가끔은 오류가 나서 발로 뻥 차 줘 야 정신을 차린다. 그래서 '훌훌 털고 잊어버려라.'는 무성의한 조언이 여전히 유효한 지도 모르겠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153
유튜브는 덕후들의 성지입니다. PD가 출연자를 고용해서 대본을 주고 만드는 콘텐츠가 아닌 출연자가 PD이고 작가인 콘텐츠들이 돋보이죠.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콘텐츠 주제에 내가 덕 질을 하고 있을 때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조무래기 시절 학교 앞 분식집에서 컵볶이 사 먹던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이 있을까.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161
말로 맞았는데 희한하게 실제로 몸이 아팠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212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겨우 추스리고 다시 원고의 늪으로 기어 들어갔다. 나는 방 안에서 슬픔을 꼭 끌어안고 콩벌레처럼 웅크렸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215
남자친구는 반차를 쓰고 경주까지 한달음에 왔다. 나의 진면목을 몰라보는 시피도 피디도 병신이라며 함께 신나게 욕을 했다. 말할 수 없이 고마웠다. 1년 후 우리는 부부가 됐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217
오늘도 남들보다 느지막하게 출근한 루팡씨. 컴퓨터 모니터에 여느 때처럼 업무용 창과 심심풀이용 유튜브 창을 동시에 띄워놓고 여유롭게 일을 시작한다. 멀티 테스터의 정석 답게 때론 패키지 여행 예약 화면까지 삼중창을 빠르게 오가는 손놀림.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227
복수라도 해야겠다. 내가 갖고 있는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하지 않으리.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228
늦잠을 자고 일어나 느릿느릿 거실로 나간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p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