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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코더 Aug 09. 2023

저의 사우디 아라비아 친구를 소개합니다

회사에서 아랍인 친구 사귀기(1)


프로젝트 중 발주처와 주고 받는 문서들을 관리하는 사우디 아라비아 여자 동료직원이 있다. 우연히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되어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게 되었다. 작고 아담한 체구인데다 소멸할 듯한 얼굴,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큰 눈을 보고 역시 아랍 여자들은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어이 손을 들고 아랍어로 인사를 했다.


"살람 말리쿰!"


나의 E성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바로 이럴 때다. 환하게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사람을 마다하지 않는 건 만국 공통인가 보다. 특히 '살람 말리쿰!' 은 아랍어 인삿말로 '나는 너를 해치지 않아.' 라는 평화의 의미가 담겨있기도 해서 속뜻을 알고 있는 아랍인들로써는 반갑게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 또한 나중에 A에게 배웠다.)


A처음 우리나라에 온 건 10년 전으로 한국어 어학당에서 2년정도 공부를 하며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한국에 처음 와서 7개월 동안은 아버지와 함께 있었는데 그 또한 아랍사람들이 얼마나 여성을 존중하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홀로 타지에 나온 다 큰 딸을 위해 7개월이나 같이 있어준다는 건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일이지 않던가. 아랍어 못지 않게 어려운 외국어 중 하나가 바로 한국어 인데, 아랍어도 한국어도 잘하는 A 보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다.



발주처에게 보낸 기술 문의서(Technical Query) 에 대한 회신이 접수 되었는지 사내 메신저로 종종 물어보면서 A와 사이버 우정(?)을 쌓아갔다. 나보다 3살 언니인 A '언니'라는 단어 없이 한국어로 수다를 떨다 보니 정말로 동갑내기 친구처럼 친해졌다. A에게 아랍어도 많이 배웠는데 여전히 너무나 어려운 아랍어 이다. 언젠가는 A와 아랍어로 수다를 떨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정말로 감격적일 것 같다.



A에게 나의 아랍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아르와는 나에게 '아미라" 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너무 좋은 이름이라면서 그 뜻은 Princess라고 했다. 아니, 우리나라로 치면 '김공주'같은 얼굴 빨개지는 이름 아닌가 싶었는데 그런 의미가 아니고 정말로 좋은 뜻이라고 했다.



A와 점심을 같이 먹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매미소리가 들렸다. 8월을 알리는 매미소리, A는 매미는 한국에만 있다며 사우디에는 매미가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 소리를 듣게 되면 여름이 어느 정도 지났구나 하고 알게 된다며 나중에는 그리울 거라 했다.

매미는 아랍어로 '하샤라'라고 하는데 이는 곤충을 통칭하는 말로 따로 '매미'라는 말은 없다고 한다. '이 벌레 같은 놈!' 이라 하듯이 아랍사람들도 '하샤라 같은 놈!' 이라는 말을 나쁜 사람에게 쓴다며 덧붙였다.


얼굴 생김새가 다른 중동이나 유럽 등 외국 사람들이 식당에 왔을 때, 꼭 한번씩 쳐다보게 되는데 아마도 그런 점 때문에 외국인이 어울려 살기 어렵지 않을싶은데 이런 생활을 10년 했다고 하니 내가 거꾸로 사우디에 가서 10년간 자립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르와는 참 배울 게 많은 지혜로운 언니다.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하다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정은 외국인과도 만들 수 있다는 걸 아르와를 만나며 처음 느꼈다. 9월에 사우디로 돌아가는 A와의 이야기를 조금 나눠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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